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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갈팡질팡… '죄수의 딜레마'

갈등 조정능력 제고, 시뮬레이션 통한 결과예측 필요

대형 국책사업들이 갈팡질팡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향후 국책사업들은 여건변동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의무화하는 등 사업구상 단계부터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대형 국책사업의 시행착오와 교훈'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와 새만금, 방사성 폐기장, 인천공항, 월드컵경기장 등의 건설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유사해 사업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란 2명 이상의 공범이 각각 분리돼 경찰관의취조를 받게되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해야 가장 유리하지만 결국 자백할 수밖에 없는심리적 모순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최근의 국책사업들도 이해당사자들의 무조건적인반대 등에 걸려 큰 혼선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함으로써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경부고속철도는 1~2단계 사업의 경우 당초 1992~1998년 6년간 5조8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전.사후 준비 부족으로 공사기간은 2010년으로 연장되고사업비도 3배가 넘는 18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경부고속철은 환경단체의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 움직임과 대전, 대구 도심통과구간의 지하화 여부 미해결, 호남선의 분기점과 추가정차역 건설 등의 난제가 남아있어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1991~2011년까지 20년간 1조3천억원을 투입해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환경문제로 제동이 걸려 완공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으며 사업비는 3조4천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방사성폐기장 건설은 1986년 입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부딪혀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 건설은 1992~1997년까지 3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사업기간과 투자비가 각각 3년과 4조원 가량 늘어나는 등 추진이 순탄치 못했으며 월드컵경기장 건설은 계획대로 준공됐으나 서울을 제외한 10개 구장이 적자로 운영돼 사후활용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소는 이같은 시행착오들을 볼 때 향후 국책사업은 의사결정 단계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갈등, 위험 등의 요인을 감안하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협상력을 키워 공기를 준수하고 투자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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