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가진 기술을 시장에 파는 기존 산학협력모델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블루카이트는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대학에서 찾아 적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산학협력 모델의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6일 서울 서강대학교 집무실에서 만난 장흥순 블루카이트 대표는 "1차적으로는 서강대 동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익구조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내 흑자 달성, 4년내 상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블루카이트 모델이 국내 산학협력의 첫 번째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루카이트는 서강대가 25%의 지분을 갖고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동문기업인 KMW, 세방전지, 플랜티넷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에너지 절약 솔루션 기업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 솔루션을 판다는 의미에서 '블루(blue)'와 낙뢰에서 전기현상을 증명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연(kite)'을 합쳐 회사명을 지었다.
블루카이트를 이끌게 된 장 대표는 1988년부터 17년간 정밀제어기기 업체 터보테크를 경영한 벤처 1세대로 2000~2005년 제2대 벤처기업협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분식회계 혐의로 불명예를 안았던 그가 고법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후 사면됐을 때 재기의 장을 마련해준 곳이 서강대였다. 그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지난 2008년에 서강대 기술지주회사인 씨앗(SIATㆍ서강미래기술클러스트) 공동원장을 맡았고 여기서 나아가 서강대와 산업계의 가교역할을 할 블루카이트까지 이끌게 된 것이다.
장 대표는 지금껏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성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로 '산(産)'보다 '학(學)'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장 대표는 "대학이 가진 기술과 연구성과물을 사업화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대학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한 제도였지만 시행 7년이 지나도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 원인을 분석하다 보니 시장이 원하는 융합기술을 대학에서 적시에 제공하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서강대가 보유한 원천기술이 장 대표의 손을 거쳐 기업에 전달되고 있다. 서강대 차세대 전지 연구팀이 개발한 '물속에서 빛을 전달하는 기술' 등 상당수 원천기술이 사업화 단계에 이르렀다. 내년부터는 에너지에 통신,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접목한 융합산업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블루카이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서강대가 출자한 제2, 제3의 블루카이트가 씨앗 내 6개 융합연구소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조만간 서강대에는 연구ㆍ개발자들이 사업화에 따른 보상을 받고 학교는 지분 투자에 따른 이익 배당으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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