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99년 봄, 도시는 분홍빛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봄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에게서 핑크빛 내음이 물씬 풍겨나온다. 입술에 머금은 분홍빛 립스틱은 금방이라도 묻어날 것만 같다.올 봄 처녀들의 입술이 유난히 핑크빛인 까닭은 뭘까. 해답은 계절이 바뀔때마다 화장품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메이크업 캠페인에 있다.

패션업체들이 패션쇼를 통해 시즌마다 유행패션을 만들어 내듯이 화장품업체들도 메이크업 캠페인을 통해 유행색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메이크업 캠페인을 통해 화장품업체들은 전체 색조화장품의 절반 정도를 판매한다. 즉 1년중에 3분의1도 되지않는 메이크업캠페인 기간동안 전체 제품 판매의 절반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메이크업 캠페인은 「마케팅 전쟁의 꽃」이라고 불릴만하다.

여기에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전술이 큰몫을 한다. 메이크업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미지의 차별화. 메이크업 캠페인을 통해 독특한 화장법을 발표하게 되고 그 패턴으로 화장한 아름다운 모델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광고함으로써 여성들에게 「나도 저 색상의 화장품을 사용해 똑같은 패턴으로 화장하면 모델처럼 아름답게 보일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또한 화장품산업은 꿈을 심어주는 산업인 만큼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테마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전략의 일환이다.

올봄에도 예외없이 메이크업 캠페인 색상이 발표돼 각사마다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봄철 캠페인은 한해의 성패를 좌우할만한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업체들이 한층 신경쓰기 마련.

밀레니엄을 앞둔 올봄에는 패션과 마찬가지로 밝고 희망적인 새천년을 열자는 메시지를 담아 핑크를 주색상으로한 파스텔톤 색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태평양은 「라네즈 큐빅99」라는 테마로 핑크색을 위주로한 패턴을 발표, 노랑빛 핑크, 붉은빛 핑크, 블루퍼플빛 핑크 등 세가지 색상의 립스틱을 출시했다. 특히 태평양은 투명한 반짝임과 광택 펄 등으로 표현되는 3차원 메이크업을 강조, 색다른 느낌을 표현했다.

LG생활건강은 라끄베르 브랜드로 「아름다운 만남-청혼」, 「달콤한 만남-청혼」이라는 두가지 테마 아래 핑크와 오렌지색 위주의 봄패턴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청혼을 받는 여성의 로맨틱한 느낌을 메이크업으로 표현, 펄핑크 계열의 「스타핑크」, 핑키오렌지 계열의 「스타피지」 등 두가지 립스틱을 선보였다.

한국화장품의 봄 패턴은 「칼리 플라워가든」이라는 테마 아래 핑크와 베이지를 주색상으로 하고 있다. 「맑은 하늘, 신선한 미풍, 싱그러운 자연을 닮은 향기로운 메이크업」이라는 컨셉 아래 크림베이지와 스위트핑크 두가지 색상이 출시됐다.

나드리화장품은 「오! 해피데이」라는 테마로 핑크펄이 가미된 오렌지색의 해피오렌지 Ⅰ, 핑크색에 베이지색이 가미된 해피핑크Ⅱ를 내놓았으며 코리아나화장품은 「엔시아 핑크 매니아」라는 테마로 핑크와 블루의 상큼한 메이크업 핑크매니아 Ⅰ, 선명한 핑크빛의 핑크매니아 Ⅱ를 출시했다.

라미화장품은 동양의 신비로움을 컨셉으로한 「오리엔탈 메모리」를 주제로 하고 「핑크빛 꽃잎처럼, 비취빛 하늘처럼」이라는 동양적인 이미지로 소비자들에 어필하고 있다.

한불화장품은 「스위트 드림」이라는 테마로 핑크와 베이지색을 주색상으로 내걸었으며 로제화장품은 「스위티 스프링」이라는 테마 아래 핑크빛의 스위티 핑크, 산호색의 스위티 코랄 두가지 색상을 선보였다. 또 쥬리아화장품은 「샤르르르」라는 이색적인 테마 아래 살랑살랑 핑크, 베리베리 와인, 아슬아슬 베이지를 주색상으로 발표했다. 【이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