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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사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우리나라의 향후 인플레이션 대응책에 대해 "통화정책과 환율정책 모두 여유가 있지만 특히 통화정책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크다"며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ADB 경제전망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3.5%로 전망하고 있는데 유가가 30% 이상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전망치를 바꿀 상황은 아니다"라며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에서 ±1%로 삼고 있는 만큼 이에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펴고 있는 이른바 '베이비 스텝' 방식의 금리인상에 대해 이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물가가 올라가는 것과 비교해 분위기는 맞다"며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물가전망치를 4.5%로 언급한 것을 두고는 "IMF가 한국 정부와 통화당국의 물가대응 능력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본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일축했다. 그는 아시아경제 전반에 대해 "선진국의 경제회복세가 둔화될 것인 데 반해 아시아 경제는 향후 2년간 전망이 매우 좋다"며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자본 유입 등을 관리하는 게 중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1~2년은 전망이 좋지만 장기적으로 선진국 경제가 둔화되면 아시아 경제의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과 관련해서는 "예상 밖의 사건"이라며 향후 전망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지난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G20을 이끌었던 이 이코노미스트는 G20 서울회의 이후 한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대표가 국제회의 등에서 발표하면 잘 듣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IMF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생각을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위상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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