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지원센터, 금융지원공사, 서민금융도우미, 서민지원나누미….’
SNS를 하다 보면 이러한 제목의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서민금융 관련 공공기관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특정 저축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 모집 법인’들입니다.
사설 대출 알선 업체가 ‘서민’ 간판을 걸고 공공 기관으로 위장해 이미지 세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거짓 광고들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대출 피해 사례도 늘고 있는데요
보도국 김성훈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대출모집법인, 대출알선업체란 무엇인가요?
[기자]
네 흔히 대출알선업체로 불리는 ‘대출모집법인’은 저축은행에 대출을 알선하고, 대출금의 4% 정도를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내는 업체들을 말합니다.
지점망이 취약한 저축은행들은 주로 TV 광고와 모집 법인을 통해 여신 영업을 해왔는데, 지난 9월 TV 광고에 대한 시간대 규제가 시작되면서 최근 대출모집법인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 신용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의 50~60% 정도가 대출모집법인을 통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대출모집법인들이 서민금융기관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대출모집법인들은 예전부터 정체를 숨기고 거짓 영업을 해왔습니다.
대출 상품 광고를 신문 기사 형식으로 만들어 신뢰도를 높이는 수법을 쓰거나 햇살론·바꿔드림론 등 유명 서민 금융정책 상품을 앞세우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법 영업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영업하면서 아예 ‘서민 금융기관이니 안심하라’고 속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국내 SNS 이용자수 1위인 페이스북과 3위인 인스타그램에서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정부정책 서민 지원 대출’, ‘급여가 적어도 대출이 있어도 정부정책 지원 가능’ 등의 소개 글을 앞세워 꼼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집 법인 중에는 회사 주소지로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의 금융 공기업이 몰려 있는 ‘부산 문현금융로’를 적어 놓는 곳도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이런 거짓 영업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정도인가요?
[기자]/
네, 광고를 보고 공공 기관으로 착각해 대출을 받았다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어제 인터넷을 통한 대출 피해 신고 건수가 2012년 약 7만 5,000건에서 지난해 약 10만 5,500건으로 2년 사이 무려 40%가량 늘었습니다.
알선 업체들은 보통 연 10% 안팎의 햇살론을 연결해줄 것처럼 광고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저축은행의 일반 신용 대출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햇살론은 ‘3개월 이상 일하고 있는 일용직·파트타임 근로자’ ‘무등록·무점포 자영업자’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일부 알선업체들은 “고금리 신용 대출을 쓰고 있으면 나중에 햇살론으로 대환해주겠다”고 설득해 대출을 받게 한뒤에 햇살론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연락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들 알선 업체들이 대출 상담을 한 사람의 개인 정보를 동의 없이 서로 공유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거짓 광고와 영업을 피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예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금융 당국과 전문가들은 급히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대출 중개 사회적 기업인 ‘한국이지론’을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한국이지론은 2005년에 시중 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19개 국내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사회적 기업입니다.
알선 업체들이 특정 저축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는 것과 달리 1, 2금융권을 모두 포함한 74개 금융 회사의 대출 상품을 연결해줍니다.
전체 대출 중개의 60%가량이 서민 금융상품과 중금리대출 상품 중개입니다. 대출 중개 수수료도 모집 법인의 30~40% 수준으로 낮은 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불법 대출 모집 법인을 통해 대출을 받으면 개인 정보 유출, 대출 사기 등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이지론을 이용하라”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지론에서 대출 상담을 받으려면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이용하면 됩니다.
서민 금융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거나 소개를 받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서민금융 1332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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