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 문센-스콧 남극기지의 1.5㎞ 지하에는 크기 1㎢의 ‘아이스큐브(IceCube)’라는 입자검출기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 12개국 45개 연구기관이 공동연구를 수행 중인 이 검출기의 임무는 중성미자(neutrino)를 찾는 것이다. 중성미자는 크기가 원자의 약 10억분의 1에 불과한 질량이 거의 없는 소립자로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1초당 수조개가 지구를 통과하고 있음에도 검출이 극히 어려워 ‘유령입자’라 불린다. 아이스큐브는 디지털 광학모듈(DOM) 5,160개를 활용, 바로 이 유령입자를 연간 10만개나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런 가운데 올 8월 아이스큐브 연구팀이 현존 최강의 입자가속기인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보다 무려 1,000배나 강한 에너지를 지닌 중성미자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미국 위스콘신대학 매디슨캠퍼스의 물리학자 프랜시스 할젠 박사에 따르면 이런 중 성미자는 오직 태양계 밖에서만 날아올 수 있다. “과거에는 우주 중성미자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발견으로 우주 중성미자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블랙홀과 항성 폭발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겁니다.”
40만개
남극 얼음으로 메울 수 있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의 수.
DOM - Digital Optical Module.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