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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공장 돌릴수록 손해"

벙커C유 가격 낮아 역마진 발생… 추가감산 불가피할듯


정유의 단순정제 마진이 마이너스(역마진)로 돌아섰다. 이 추세가 고착되면 정유사들이 추가 감산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지난달 말 단순정제(상압정제)에서 배럴당 2달러씩의 역마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누적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은 벙커C유 가격 때문. 원유를 정제하면 통상 40~50% 정도의 벙커C유가 생산되는데 벙커C유 시세가 지난해 11월부터 크게 낮아져 현재는 두바이산 원유가보다도 18달러나 싸게 형성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를 정제해 LPG(5%), 나프타(10~15%), 경ㆍ등유(20~30%) 등을 생산해 마진을 취해도 벙커C유의 역마진이 모두 잠식해 현재는 상압정제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손실만 커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벙커C유 시세가 상당 기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 S-OIL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경규제로 선진국은 발전용 연료도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하는 등 벙커C유 수요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반면 아시아 지역의 정제시설 신ㆍ증설이 대거 이뤄져 벙커C유 공급은 넘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정유사들의 추가 감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유사들의 상압정제 가동률은 현재 ▦SK에너지 80% 초반 ▦현대오일뱅크 85% ▦S-OIL 90%선이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공장가동률 80% 초반은 지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공장가동률을 더 낮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벙커C유를 분해해 나프타, 경ㆍ등유를 만드는 중질유분해시설(고도화설비) 설비율이 낮은 SK에너지(9% 미만), 현대오일뱅크(약 16.4%) 등은 더욱 불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2단계 중질유분해시설 증설을 마치고 21.3%선까지 고도화설비율을 끌어올려 한숨을 돌렸으며 S-OIL은 고도화설비율이 25.5%로 국내에서 가장 높아 그나마 견디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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