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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석 올림푸스한국 대표

“남들이 하지 않을 때 과감하게 도전한 게 바로 성공을 일궈낸 밑바탕이자 원동력이다.” 방일석(40)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한국시장 진출 3년 만에 올림푸스를 매출 2,000억원대(수출 900억원)를 눈앞에 둔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키운 저력을 이같이 평가했다. 방 사장이 디지털카메라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지난 2000년 삼성전자 일본지사에 근무할 때 올림푸스 관계자로부터 한국의 디카시장 분석 의뢰요청을 받고 작성해준 보고서가 워낙 탁월했기 때문이다. 이후 올림푸스 한국지사를 맡게 된 방 사장은 당시만 해도 불모지였던 한국시장 개척에 나홀로 나섰다. 그때만 해도 미국과 유럽은 디카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었으나 한국은 IMF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었다. 디카 연구를 추진 중이던 삼성테크윈마저 관련 사업을 아예 접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방 사장은 경기가 돌아서면 디카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확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해 5명의 직원으로 원점에서 출발했다. 방 사장은 남들이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공격적인 광고전략을 펴면서 디카시장을 일궜고 마침내 `고속성장`이라는 열매를 따낸 것이다. 방 사장은 단시일 내에 회사를 성장시킨 공로로 지난해 2월 올림푸스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아시아(중국 포함) 총괄사장과 올림푸스차이나 부회장까지 겸하게 됐다. 올림푸스 내에서 비(非) 일본인이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을 맡은 것은 처음인데다 전사업 부문 중 최연소 총괄사장이라는 기록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이 같은 성공요인으로 ▲미완의 시장을 예견하고 철저히 과학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개척했다는 점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들과 달리 본사로부터 인사권ㆍ회계권ㆍ경영권이 독립돼 스피드경영을 벌일 수 있었던 점 ▲250여명의 직원 중 관리이사 1명을 제외하고는 임원이 없을 정도로 슬림화된 조직 등의 덕택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기업이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우선 “우리나라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으면서도 세계의 표준화 정보 획득에 늦어 글로벌시장 진입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는 국제화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투자나 기술개발을 하더라도 외부의 움직임에 늘 귀를 열어놓아 세계의 흐름을 먼저 읽고 리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건전하지 못한 비즈니스 관행이 널리 퍼져 있는 것도 문제다. 이 같은 관행은 국제 무대에서 통하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는 외면당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의 건전한 기업윤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방 사장은 성공하기 위한 마음가짐이나 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에 대해 늘상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그는 “조직 내에서 일하다 보면 서로 치이고 부대끼면서 꿈이나 목표가 흐려지거나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세워 `내 일에는 내가 사장`이라는 프로의식과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다 보면 성공은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카메라시장과 관련, 방사장은 디카의 경우 지난해 85만대에서 올해 125만대로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지난해 300만화소대가 주류를 형성했지만 올해에는 400만화소대가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객의 중심이 20~30대 남성에서 여성이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 컴팩트하고 세련된 제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림푸스한국은 신기능을 갖춘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되 고화소대 중심으로 고객에게 다가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층도 20대에서 50~60대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고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편다는 방침을 세워놓았다. 다만 필름카메라시장은 개도국 및 전문사진가 수요에 힘입어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전체 규모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ㆍ태평양은 물론 중국의 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하다 보니 일주일 중 3일은 한국에서, 4일은 해외에서 근무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장 중에도 시간을 쪼개 직원들이 보낸 e메일을 체크하고 응답하며 업무지시를 내리고 있다. 이 와중에도 한 달에 하루는 반드시 호텔이나 야외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것을 철칙으로 삼을 정도로 가족을 배려하고 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방일석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한마디로 `3S 경영`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는 슬림(slim)과 스피드(speed), 스탠더드(standard)를 중시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스피드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업무를 표준화하고 조직을 슬림화한 뒤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적절히 배분해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것이다. 먼저 연매출 2,000억원 정도를 올리면서도 임원은 관리이사 한 명만 두고 있을 만큼 슬림 조직을 갖추고 있다. 재무, 회계, 시스템 개발 등도 아웃소싱을 통해 군살 없는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 직원과 팀장 위에 방 사장이 위치한 3단계의 조직으로 결재과정의 군더더기를 없애 신속한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는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방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일 퇴근 전에 e메일을 통해 아이디어나 개선사항을 건의하도록 유도하고 한밤중에 직원들이 보낸 e메일을 확인하며 일일이 답장을 보내는 등 24시간 의견교환을 중시하고 있다. 슬림화와 스피드경영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모든 업무와 절차의 표준화다. 표준화를 토대로 직원들이 배분받은 책임과 권한을 적절히 행사, 의사결정에 스피드와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방 사장은 이밖에 항상 7가지 체크리스트를 경영활동의 좌우명처럼 삼아 스스로 점검하고 있다. 이는 ▲긍극적인 목표를 잊지 말되 단기목표 달성에 주력하라 ▲타인이 꺼리는 힘든 일을 하라 ▲프로는 고뇌에서 시작되고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며 이뤄진다. 제안과 아이디어를 생활화하라 ▲인재는 문제만을 돌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안과 실천을 병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말은 값싸고 행동은 값진 것임을 명심하라 ▲스피드경영은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뤄진다. 자신의 일을 행동하기 전에 타 부서에 홍보하라 ▲개인의 자만심은 회사와 조직의 악이다. 자신에 대한 자만심을 버려라 등이다. ◇ 약력 ▲86년 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88년 삼성전자 입사, 반도체 엔지니어&마케팅 담당 ▲92~93년 삼성전자 지역전문가 파견(일본) ▲95~2000년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근무 ▲2000년9월 올림푸스한국 설립 및 대표 취임 ▲2002년8월 올림푸스한국 자회사 ODNK 설립 ▲2003년2월 올림푸스 영상시스템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장 ▲2003년12월 올림푸스 영상시스템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올림푸스차이나 부회장 겸임 <오현환기자 hhoh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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