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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세계가 애도하는 이종욱 총장
입력2006-05-23 11:38:49
수정
2006.05.23 11:38:49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 타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이박사의 급서 소식에 충격을 받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아이크 레빗 미국 보건장관은 "이총장의 서거는 세계 보건계의큰 손실"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밖에도 많은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잇따라 그의 타계를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도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이총장의 급서에 깊은슬픔의 뜻을 전했다.
`아시아의 슈바이처` `백신의 황제` 등등 이 한국인 최초의 유엔기구 수장에 따라붙는 칭호도 하나 둘이 아니다. 속속 들어오는 외신 내용들을 보면 한국에서 오히려 이총장의 업적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던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가 국제사회에서 이렇듯 존경 받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질병 퇴치를 위한 열정및 자기 희생, 그리고 다른 하나는 `천재적인` 행정능력이다. 천재적인 행정능력...
이 능력 역시 인간애와 조직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돼 더욱 빛을 발했음 직하다. 이총장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된 WHO 연차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직원들이 많았다는 보도가 그의 그런 열정과 애정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케 해준다. 요즘 세상에 죽어서 조직원들의 진심어린 애도를 받을 조직의 장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가 코피 아난을 뒤이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는 점 때문에 한국민들은 그의 급작스런 타계가 더욱 아쉬울 수도 있다. 물론국가적으로 매우 아까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타계를 계기로 우리는 그아쉬움에 못지 않은 가치와 교훈을 새삼스럽게 얻는다.
점차 사라지는 따뜻한 인간애와 그 인간애를 실천하기 위한 자기 희생, 그리고 행동력 등이다. 이총장이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 유명인사들로부터 각종 질병 퇴치 기금을 받아내는 탁월한 `펀딩` 능력을 보인 것 역시 인간애와 조직을 위한 자기 희생을 뒷받침으로 한 행동력이 따라주지 못했으면 이루지 못했을 업적이었을 것이다.
이총장과 봉사진료활동을 통해 만나 결혼한 레이코 여사는 페루에서 봉사활동을벌이고 있어 부부가 일년에 몇 차례 정도 얼굴을 볼 수 있는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그야말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유감없이 실천한 부부가 아닐 수 없다. 날로 살벌함을 더해가는 정치판, 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일에만 혈안이 된 재벌들, 교사를 폭행하는 제자와 학부모 등 어지러운 세태 속이어서 이총장의 삶과 업적은 더욱 돋보인다. 다시 한번 이종욱선생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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