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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을 잡아라" 업계 라이벌 '불꽃경쟁'

상호 비방전에 소송까지..과열경쟁으로 빈축

최근 내수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라이벌간 신경전이 첨예하게 펼쳐지고 있다. 전자업계의 삼성-LG, 유통업계의 신세계-롯데, 항공업계의 대한항공-아시아나등은 신제품 조기출시 경쟁은 물론 상호비방전까지 불사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기위한 `불꽃경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들어 제품 개발과 출시 등을 놓고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양사간 신경전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LG전자간 `격돌'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부문은 가전. 지난 1월초 삼성전자가 LG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에어컨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LG보다 앞서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 및 예약 판매 행사를 진행하자 LG도 며칠 뒤 제품발표회로 `맞불'을 놨고 양사가 앞다퉈 할인 예약 판매에 돌입,때아닌 에어컨 조기 과열경쟁이 빚어졌다. 이어 지난 2월1일에는 LG와 삼성전자가 32인치 슬림형 브라운관(CRT) 디지털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2월 중순께 세계 최초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LG전자가 2월1일 출시 사실을 `깜짝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같은날 출시 내용을 발표하는 등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양사간 신경전은 휴대폰, PC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월12일 삼성전자가 3차원으로 동작을 인식하는 `동작인식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개발이 끝난 제품이라고 반격했고 다음날인 13일 LG전자가 100만 `폴리곤'(3차원 그래픽 구성단위) 게임폰을 내놨다고공개하자 삼성전자가 곧바로 130만 폴리곤 게임폰을 개발했다고 응수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LG전자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가산동통합 단말연구소 개소식을 진행한 일정과 삼성전자가 공개불가 대상이었던 수원 정보통신연구소를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오픈한 일정이 묘하게 같은 날 겹치면서 양측의 감정싸움은 극에 달하기도 했다. LG전자측은 "오너가 참석하는 행사일에는 맞불 발표나 행사를 하지 않는게 업계의 신사협정인데 삼성측이 이를 깼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삼성측은 "미리 예정된 행사였을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유통업계에서는 전통의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올해 국내 유통업계 지존(至尊) 자리를 놓고 서울 도심에서 정면대결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롯데가 이달말 매장면적 5천200평 규모의 최고급 명품관 `에비뉴엘'을 본점 옆에 여는데 이어 신세계가 1만7천여평 규모로 재개발중인 본점을 오는 8월 오픈할 예정인 것. 그동안 도심 상권을 휘어잡고 있던 롯데에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미는 셈인데,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가 벌써부터 유통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롯데는 신세계 본점이 오픈하더라도 자신들의 판매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자신하고 있고, 신세계는 롯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성공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벌써부터 양사의 신경전도 날카롭다. 이와함께 할인점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가 매출액에서 국내 유통산업 부동의대표주자로 군림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을 추월해 유통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롯데의 백화점부문 총매출액은 7조6천억원, 이마트의 매출액은 7조2천억원으로 추정돼 이마트가 롯데백화점을 바짝 추격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마트는 올해 서울 양재점을 비롯해 10∼12개의 신규 점포를열 계획이어서 올해 명품관을 여는 것 외에 신규 백화점 오픈 계획이 없는 롯데백화점의 외형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업계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라이벌. 양사는 지난해 대만노선 배분 직후 육두문자에 가까운 언사를 사용해 가며 상호비방전을 펼치는 등 극단적인 경쟁의식을 표출했으며 이같은 `반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두 항공사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는 사안은 대만노선 배분에 따른 소송과 항공 운항권 배분원칙 개정 문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건설교통부가 대만노선을 복항이 아닌 신규노선 개설 원칙을적용해 배분하자 건교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시아나는 이 소송에 피고인 건교부를 위한 피고 보조인으로 참여, 대한항공과간접 대결을 벌이고 있다. 노선배분 원칙과 관련, 대한항공측은 더이상 후발주자를 배려해서는 안된다며정부에 `노선배분 원칙' 개정을 요구하는 반면 아시아나는 항공사 규모, 매출 등이아직 절반도 되지 못한 상황에서 동등배분을 하게 되면 과거의 독점체제로 돌아갈우려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의류.패션업계에서는 제일모직과 LG패션이 지난달 패션컨설턴트 영입 발표를 놓고 가시돋친 신경전을 펼쳤다. LG패션은 작년 9월 이탈리아의 컨설턴트 클라우디오 테스타(53)씨를 영입한 뒤새로운 신사복 `마스터피스 1.618'을 출시하면서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지난달 22일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일모직은 이보다 한 발짝 앞선 지난달 21일 신사복 브랜드 `갤럭시'의상품기획 총괄디렉터로 이탈리아의 가브레엘레 나폴레타노(62)씨를 영입했다는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대대적인 홍보전략을 세워 놓았던 LG패션측은 제일모직측이 이른바 `물타기' 작전을 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제일모직측은 `우연의 일치'였다며 기자들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조선업계에서는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에 이은 2위 자리를 놓고 대우조선해양과삼성중공업이 신경전을 펴고있다. 지난해 말 수주잔량 기준으로 2위인 삼성중공업과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앞서는대우조선해양이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것. 이들 두 회사는 지난 2003년에도 조선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접전을 펼쳤으며,지난 2002년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일 함부르크 쉬드사와의 선박 수주 과정에서 지나친 저가수주로 과당경쟁을 유발했다며 대우조선을 상대로 중재를 신청, 산자부가 대우측에 조정명령을 내리는 등 갈등을 겪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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