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권한으로 생색내기…검토나 계획도 없이 졸속 발표하기…과도한 행정력 남용하기…’ 지난 2002년 제3기 광역ㆍ기초단체장 선거 당시 현 자치단체장들이 공약(公約)으로 포장해 내세운 ‘공약(空約)’들의 대표적인 유형들이다. 5ㆍ31 지방선거가 불과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권자들이 또다시 ‘공약(空約)’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지난번 선거에서 전국 주요 시ㆍ도 단체장들이 내세웠던 공약들의 실현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 공약들이 선심성 공약에 그쳤다”고 밝혔다. 공약이란 게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한 ‘공적 약속(公約)’임에도 4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빈껍데기(空約)’에 지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상당수 공약들이 실현 여부는 도외시하고 과다한 행정서비스 제공을 통해 표심을 자극하려고 급조된 경우가 많았다. 가령 “우리 지역에 병원과 대학을 설립하겠다”, “대규모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식이다. 또 지자체 권한을 벗어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 임에도 ‘제 분수도 모른 채’ 약속을 남발하고 이미 발표된 정책을 자신의 것으로 ‘가로채기’한 예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5ㆍ18국립묘지에 세계민주화운동 전시관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은 정부가 이미 발표, 추진 중인 사업이었다. 또 충북도가 내건 고속도로 조기완공, 충주댐과 대청댐 광역상수도 건설, 철도망 신설 등도 사업절차와 예산 등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경실련은 등 경제적 타당성 조사 없이 민자(民資)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급조된 공약과 신주거지ㆍ구도심 개발 등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선심성 공약들도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그럴 듯한 공약을 내세워 민심을 현혹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며 “헛공약으로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유권자들은 오는 5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의 각종 공약들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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