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필메리디스(사진) 행장은 13일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이 LG카드 인수를 포기한 것은 이번 인수합병(M&A)의 입찰 방식이 SCB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LG카드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인을 검토했다”며 “LG카드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고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입찰 과정상 몇 가지 문제가 있었고 제시된 입찰 방식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필메리디스 행장은 “LG카드 입찰에서는 본 입찰 제안 가격과 가격협상 이후 제시하는 최종 인수가격의 차이를 5% 이상 둘 수 없게 돼 있다”며 “가격제시 후 다시 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큰 부실이 드러나는 등 변화가 나타났을 때 협상 여지가 한정돼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LG카드 입찰 방식에 따르면 본 입찰 제안시 5,000만달러를 우선 내도록 돼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에 관계없이 이 돈을 환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초와 최종 제시가격 사이에 5% 제한을 주는 규정이 국제적 관행과 어긋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분명히 말하지만 LG카드 입찰 방식이 글로벌스탠다드가 아니었다는 말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기회의 땅이기 때문에 SCB는 단순히 은행 영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LG카드 이외의 좋은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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