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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근로자도 억대 연봉시대
입력2001-10-12 00:00:00
수정
2001.10.12 00:00:00
가파른 임금 인상에 성과급 수당등 많아현장 근로자들의 억대 연봉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임금인상에다 성과급제까지 도입되면서 웬만한 임원의 연봉을 능가하는 고액 연봉자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울산공단의 화섬업체 D사. 이 회사에 28년째 다니는 P씨(53)의 통장에 지난해 찍혀나온 총 금액은 9,000여만원. 직책은 반장이지만 연봉은 공장장인 상무보다 800여만원이 더 많다.
고졸출신이지만 해마다 기본급이 10~15%씩 상향 조정되고 작업공정상 하루걸러 야간근무를 하고 명절과 휴일날도 특근하는 소위 '몰아치기 근무'를 여러 번 한 때문이다.
그러나 P씨의 실제 연봉은 이보다 많다. 통장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되는 연말 성과급 700여만원과 회사 창립기념일 및 임ㆍ단협 타결 때 받은 축하격려금 등 과외 수입을 합치면 1억원을 훌쩍 넘는다.
P씨는 "휴일근무과 특근을 할 경우 몸은 피곤하지만 일당이 배가량 늘고 특별수당까지 붙어 빠지지 않고 있다"며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정년퇴직까지 특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지난해 현장근로자중 4명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며 "대학자녀 학자금 등 사원복지 관련 지원자금까지 합치면 연봉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귀띔했다.
인근의 H사도 억대 연봉 근로자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9,000여만원을 돌파한 2~3명이 연말 성과급을 200%이상 받을 경우 1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마다 집계하는 연봉 서열. 지난해의 경우 상위 1위에서 79위까지 현장 근로자가 차지했고 80위를 임원이 차지했다. 전통적인 임금구조인 상후하박(上厚下薄)을 뒤집는 상박하후(上薄下厚)현상이 벌어진 것.
억대 현장근로자가 탄생하면서 국내 최고급차량인 1억원상당의 4,500cc급 현대 에쿠스를 타고 출근하는 현장근로자도 속출하고 있다.
공단관계자는 "에쿠스를 타고 다니는 근로자들이 2~3년전부터 늘고 있다"며 "출입 경비원들이 공장장인줄 알고 경례를 올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장근로자의 고액 연봉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나친 임금인상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D사의 Y이사는 "화섬 및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작업공정상 무리를 해서라도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는 관례가 고액연봉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고임금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장치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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