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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광고와 돼지 햄
입력2002-07-18 00:00:00
수정
2002.07.18 00:00:00
영화 '집으로'를 보면 손자가 돼지고기 햄을 깡통에서 꺼내 날것으로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서양 가공식품인 햄에 중독된 도회지 아이의 식성을 보여준다. 돈육 햄의 등록상표인 스팸은 미국 미네소타주 오스틴에 있는 호멜식품사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 식용으로 보급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 재벌 식품회사는 호멜과 기술제휴를 해서 스팸 통조림을 국내에서 만들어 시판하고 있다. 이 한국산 스팸은 돼지고기 성분 95.37% 가운데 한국산 돼지고기를 57.22% 쓰고 있다고 표시한다.
당초에 호멜사는 스팸을 팔기 위해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일으킬 정도로 과도한 홍보전략을 펴서 스팸메일이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스팸메일은 수신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전자우편 직접광고의 이름이 됐다. 이제 사람들은 전자우편함을 열 때마다 번번히 피곤한 작업을 되풀이해야 한다.
수신함을 몇 페이지씩 가득 채운 스팸메일을 선택해서 일괄 삭제하는 일 때문이다. 스팸메일 중에는 성인 광고임을 표시한 것도 있고 위장한 것도 들어있다.
위장한 성인광고의 제목을 예로 들면 '친구 같은 애인사이!! 메일 주세요∼' '오빠! 예쁜 아가씨들로.'같은 것이다.
그래서 스팸메일에는 쓰레기우편ㆍ폐물우편(영어의 정크 메일)이라는 곁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초 유럽연합은 스팸메일로 한해에 낭비되는 비용이 세계적으로 94억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스팸메일이 극성을 떠는 것은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팸메일 발송자(스패머)는 전자우편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e메일 주소수집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15만원에서 30만원 사이의 가격으로 판매됐는데 유명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찾아 글을 쓴 사람의 e메일을 추출해낸다. 이미 정리돼 있는 데이터 베이스를 직접 사서 쓰는 경우도 있다.
500만명의 데이터 가격이 40∼5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불법 스팸메일 신고센터(www.spamcop.or.kr)를 개설했고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주부터 불법 스팸메일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시중에는 정교한 차단기술들도 몇가지 나왔지만 지능화하는 스팸메일을 따라잡기는 숨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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