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배

■ 삼천배, 내 인생 최고의 다이어트 이선희 지음 / 봄뜰 펴냄

이제 `웰빙`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유행어로 자리잡은 듯 하다. 그러나 `잘 살자`는 본래의 뜻과는 달리 또 하나의 소비문화로 변질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유기 농산물을 찾아 먹는 것들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해 줄 수는 있겠지만, 현대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마음의 평안`은 자칫 소홀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 또한 드는 게 사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목 그대로 삼천배를 `내 인생 최고의 다이어트`으로 추켜 세운다. 그렇다고 삼천배를 색다른 운동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말하는 다이어트는 다름 아닌 영혼의 다이어트. 일상에 지쳐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쌓인 묵은 때를 말끔하게 씻어내는 일종의 수행이다. 저자는 삼천배를 통해 삶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할 지를 깨달았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그는 이제까지 살아왔던 인생에서 다시 한번 높게 비상하고자 하는 꿈을 꾼다.

그만의 인생살이는 저자의 담담한 글쓰기 솜씨와 더불어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준다.각종 공중파 방송국에서 중견 방송작가로 활약했던 저자는 99년, 갑작스레 고향인 옥천으로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포도 농사를 짓는다. 그러나 그를 힘들게 만든 건 농사를 지으면서 얻은 빚도, 화려한 방송가의 조명을 받지 못해서도 아니다. 일상의 고단함 속에서 잃어버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그는 삼천배를 결심하게 된다. 시시콜콜한 주변사와 삼천배의 과정 등을 저자는 간결하고도 정감 있게 그려낸다.

<이상훈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