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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삼성차 부산공장

영남지방 민심달래기에 나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6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삼성차 재가동이라는 선물보따리를 풀어놨다.이는 다분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부산의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공장이 1년 가까이 멈춰서고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러 민심이 나빠지자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삼성차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겠다며 공장을 먼저 가동할 것을 주장하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여기에 金대통령의 영원한 라이벌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金대통령 보다 하루 앞서 부산공장을 방문해 『이렇게 엄청난 공장을 사실상 페쇄한 것은 金대통령의 가장 큰 실정중의 하나』라며 金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도 한몫을 했다. 이 공장이 부산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YS정부에서나 DJ정부에서나 모두 부담이었다. YS정부때는 부산에 공장을 세우니까 허가를 내줬으며 DJ정부에서도 부산에 공장이 있으니까 다시 돌리도록 해준 것이다. 부산공장이라는 타이틀이 특혜이자 원죄가 되는 셈이다. 부산공장이 가동되자 부산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환호성을 울렸다.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는 홈페이지에 삼성차 사이버 판매코너를 마련했다. 또 부산강서구청도 첫 생산된 삼성차를 구입하는 등 판촉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운동을 통해 삼성차가 회생되기에는 자동차산업이라는 업종이 너무 덩어리가 크다. 자동차산업은 신차개발비와 투자비가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장치산업으로 한차종이 100만대이상을 팔아야 경제성을 유지할 수 있다. SM5가 지금까지 불과 4만여대 밖에 판매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볼때 역부족이다. 채권단은 4개월치 재고부품을 소화하기 위해 재가동한다고 설명했지만 한번 돌린 공장을 총선을 불과 한두달 앞둔 시점에서 다시 세운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너무 부담이 크다. 「조기매각」원칙아래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아 채권단은 또 하나의 짐을 떠안은 꼴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삼성차 공장은 죽은 공장이다』며 『경제성을 상실한 공장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상식밖』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장과 똑같은 설비를 갖춘 최신공장을 절반 값이면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일부업체들이 삼성차에 입질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공짜(?)로 주면 가져가겠다는 입장이지 결코 적정가격에 사려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부산공장의 유일한 대안은 자동차 설비를 들어내고 다른 공장으로 바꾸는 길 뿐이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이 대안이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 정치논리를 등에 업고 등장한 삼성차가 다시 정치논리속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언제까지 우리경제가 정치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안스럽기만 하다. 산업부 延成柱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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