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신설 줄 잇는다

회계사법 내달 개정 올 최소 5곳 설립다음달부터 개정되는 회계사법에 따라 회계법인 신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공인회계사법중 기존의 회계법인신설 조건을 회계사는 20명에서 10명으로 사원수는 5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였다. 또 자본금도 현재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여 회계사들의 회계법인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

따라서 올해 안으로 최소한 5개정도의 회계법인이 설립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 개정법에 따라 신설법인을 준비하고 있는 가칭 '웅지'회계법인. 웅지는 처음으로 20명 미만(12명)의 회계사로 회계법인을 설립하는 첫 사례다. 웅지는 지금까지 회계사 20명 규정에 묶여 법인을 구성하지 못하다가 이번 닻을 올리게 됐다.

법인설립의 실무를 맡고 있는 웅지의 P회계사는 "개정된 회계사법에 맞춰 법인 신설을 추진해 왔다"며 "웅지 외에도 현재 몇 곳에서도 추가적으로 법인설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다음달 이후 설립을 준비하는 회계사들로부터 설립절차와 요건을 묻는 전화가 잇따라 이 달에만 7건 이상 접수됐다는 것.

공인회계사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립절차 문의가 눈에 띄게 많이 늘어 올 한해 적어도 5개 정도의 법인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계법인 특성상 신설을 외부에 알리기를 꺼려해 대부분의 회계사들이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전화로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현재 국내 회계법인은 35개다.

지금까지 회계법인이 많지 않은 것과 관련, 한모(40)회계사는 "일단 고객과 한번 업무계약을 체결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속적인 고객 관계를 유지하는 비탄력적인 회계시장의 특성과 20명에 달하는 회계사를 규합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회계사들은 특히 회계법인의 설립요건 완화로 많은 법인이 신설될 경우 예상외로 시장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회계사들은 앞으로 많은 회계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대형화를 갖추면서 특화 된 서비스로 무장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모(35)회계사는 "IMF이후 기업들의 투명성 제고와 각종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회계사 시장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신설 법인들이 특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기 어려울 수 도 있다"고 말했다.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