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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없는 의사들] 월급없어도 좋으니 진료만 할수있게

고속득자로 「모시기 힘든 전문인」으로 대접받던 의사들의 인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서울대병원이 11일 무급 전임의(펠로우·FELLOW) 응모마감결과, 무려 300여명이 몰려 IMF한파로 달라진 세태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펠로우는 의대 6년, 인턴·레지던트등 수련과정 5년, 그리고 군복무(3년)까지 마치고나면 대략 10~14년만에 사회에 첫발을 내딪는 전문의로 나이가 보통 30대 중반의 가장들. 예전같으면 종합병원등에 월급의사로 갈까, 개업을 할까고민할 사람들이 「월급이 없어도 좋으니 일(진료)할 수있게만 해달라」며 자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의사들의 취업난이 그만큼 심각해졌기 때문. 대한병원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IMF한파로 병원들이 속속 휴폐업하면서 올해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일선 병·의원에 취업한 의사는 전체의 30% 미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이용, 일부 병원에서는 취업희망 의사에게 자신이 받고자 하는 보수를 밝히도록 하는 소위 「월급 입찰제」까지 실시, 전문의 월급이 150만원 이하로 결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지난 97년 한해에 전체병원의 10%에 해당하는 70~80개의 병원이 문닫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40~50개의 병원이 문을 휴폐업, 의사들의 취업문이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 무급 펠로우를 지원한 金모씨(33)는 『울며 겨자먹기란 것이 바로 우리의 경우』라면서 『전문의를 받고도 막상 갈곳이 없고 그렇다고 마냥 놀 수도 없었는데 그나마 무급이지만 펠로우를 할 수 있어 공부라도 더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부인이 중학교 교사여서 그나마 나은 편이고 벌이가 없는 펠로우들은 더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대 무급 펠로우 공모에 대해 의료계 일부에서는 『월급 한푼 없이 「배운다」·「교수요원 발탁」이란 미명하에 다시 다시 최소 1년 길면 5년까지 진료를 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라』라는 지적도 일고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개업중인 한 의사는 『의사들이 진료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병원에 안겨주는데 어떻게 무급발상이 생겨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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