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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수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입력2002-10-06 00:00:00
수정
2002.10.06 00:00:00
"유망 중소벤터 실질적 도움되게 최선"기술신용보증기금 박봉수 이사장(55)은 지난 5월말 취임 이후 4개월 동안 전국 64개 영업점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기술신보 직원과 중소벤처 기업인들의 애로점을 파악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또 지난 8월 태풍 루사로 중소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는 과로로 몸이 불편했지만 임직원들과 직접 현장으로 뛰어 내려가 재해특별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보증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4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한 박 이사장은 "기술신보의 그간의 업적, 특히 IMF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보여준 기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1,200여 직원들의 노고 덕택"이라며 "직원들이 지니고 있는 탁월한 자질과 역량을 보다 향상시켜 앞으로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 "고 밝혔다. 또 내부적으로는 자산 건전화와 우수인재 역량 강화를 통해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을 갖춘 신뢰 받는 초일류 중소벤처기업 종합서비스기관'으로 기술신보를 재도약시키고 있는 박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보증지원 정책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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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해 신용보증 지원 규모와 계획을 설명해 주시죠.
▲총 보증지원 규모는 12조원이며 이중 86%인 9조8,700억원을 신기술사업자에게 우선 지원합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고자 기업간 물품대금의 현금결제를 유도하기 위한 기업구매자금보증을 2조2,000억원으로 계획, 9월말 현재 1조6,5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또 중소기업들의 수출지원을 위해 무역금융보증을 1조원으로 잡고 9월말 현재 7,600억원을 집행했으며, 설비투자 보증도 9,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기술신보의 보증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보증 건전화를 위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요.
▲고액보증에 대해서는 공인회계사, 업종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보증심사위원회를 통해 엄격한 심사를 하고 있으며 보증자산의 신용리스크와 투자자산의 금융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팀을 설치해 부실 운영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채권연구원과 공동으로 대위변제 예측모형을 개발했으며, 구상권 관리를 위해 지역관리센터를 지난해 1개에서 4개로 늘렸고 채권추심 전담반을 9개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말 4.6%였던 보증사고율은 올들어 현재 2.5%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보증건전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군요. 평소 인재양성을 통한 자산건전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지난달 중순 대만에서 개최된 15차 아시아신용보증기관장(ACSIC) 회의에 참석했는데 동아시아 대표들이 우리나라 신용보증과 기술평가 제도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선진화됐을 뿐 아니라 다양하다는 얘기죠. 앞으로 신용보증과 기술평가 업무에서 모두 최고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자체 연수원을 마련해 임직원들을 위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해외 선진기술도 습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핀란드 국립기술평가기관인 TEKES를 비롯한 해외 전문기관과 기술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용보증과 함께 기술평가 능력을 배가시켜 종합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결국 인재양성을 통해 신용보증과 기술평가 능력을 높이고 이를 자산건전화로 연결시킨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럼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보증은 어떠한 형태로 지원됩니까.
▲지난해 발행한 프라이머리 자산유동화증권(CBO)을 통해 1조8,000억원의 자금이 중소벤처기업에 지원됐지만 금년 하반기 들어 코스닥시장의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미국 등 해외경제가 불투명해지면서 추가 발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중소벤처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창투사들이 신규 투자를 줄이고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중소벤처기업들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기술신보는 기존 벤처투자보증제도와 프라이머리 CBO 보증의 장점을 결합한 신벤처투자보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회사채 발행기업의 비용절감, 취급절차 간소화, 기술신보의 자본이득 극대화 등을 꾀할 수 있습니다. 올해중 4,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신벤처투자보증제도는 제대로 운영될 경우 기업, 은행, 기술신보 등 3자가 모두 윈윈(Win Win)할 수 있는 제도로 생각됩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원스톱 보증지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그렇습니다. 지금은 자금배정기관인 정부 부처와 보증기관인 기술신보, 대출기관인 은행이 각각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기술평가와 보증은 기술신보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은행은 대출을 집행하는 것만으로도 기업들의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삼원화되어 있는 시스템이 이원화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원스톱 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올들어 기금이 정책자금중 원스톱 체제를 구축해 보증 지원한 규모는 전체의 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합니다. 원스톱 지원제도는 정책의지만 있으면 업무협약 등을 맺어서라도 확대 실시가 가능합니다. 이 문제는 기업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선진화된 보증지원과 함께 이미 발행된 프라이머리 CBO를 현금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9월말 현재 전환권 행사는 4개 업체, 56억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주식시장 회복시 이들 기업에 대한 전환권 행사를 통한 주식매각으로 자본이득을 실현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만기 이내에 기업공개가 어려운 기업과 전환사채 물량이 너무 많아 적정주가 유지가 힘든 기업들의 CB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매각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같이 회사채 유통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사이버 거래시스템을 이용한 채권 매각은 유통시장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이미 발행된 1조8,000억원의 CB에 대해 특히 외국 투자자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권매각을 통한 자산건전화도 중요하지만 기술평가에 대한 공정성도 확보되어야 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떠한 방안을 세우고 있는지요.
▲좋은 지적입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에 대한 기술평가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만1,642건을 수행했고 올해에는 1만3,000건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양적 증대뿐 아니라 질적 수준을 개선시키기 위해 공인회계사, 이공계박사, 전문직을 포함한 기술평가인력은 현재 172명에서 늘려 지원하고 대학, 산업계, 연구소 등 외부 자문위원도 700명까지 확충할 것입니다. 기술평가사도 현재 26명에서 연말까지 100명으로 크게 늘리고, 기술평가기법과 평가모델의 선진화를 위해 태스크팀을 운영해 IT업종, 패션산업 등 업종별 특성이 반영된 평가지표도 이미 개발했습니다.
환경과 바이오산업용 평가지표도 개발중입니다. 또 미국의 DTI, 영국의 PAX 등 해외 기술평가기관과 업무 제휴를 통해 인적교류와 정보교환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기술평가와 보증지원을 놓고 신용보증기금과의 중복 보증을 걱정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지요.
▲신보와의 중복보증은 매년 거론되고 있지만 복수거래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복수거래를 하는 기업은 통합보증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30억원의 한도가 설정되어있어 신보에서 20억원의 보증을 받았다면 기술신보에서는 나머지 10억원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합니다. 또 양 기관이 전산시스템에 의해 개별기업에 대한 보증한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어 특정기업에 과다한 보증지원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고객이 자기 기업의 특성에 따라 보증기관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특히 기술신보는 총 보증의 4분의3 이상을 신기술사업자에 의무적으로 보증 지원하는 등 기술력 중심의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해 신보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신보는 그 동안 개발ㆍ축적한 노하우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와 협조해 개도국에 이전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 경우 수출상담과 공장이전,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보증 등 국내기업들이 동남아에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내년 1월부터 대고객 서비스 증진차원에서 기업들이 보증수수료, 기술평가수수료 등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사와 협약을 맺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대담 김인모 성장기업부 부장 iakiak@sed.co.kr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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