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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현대미술의 세계
입력2003-03-02 00:00:00
수정
2003.03.02 00:00:00
이용웅 기자
삼성미술관은 2003년 호암갤러리 국내 첫 전시로 예술의 정신성을 추구하는 국내외 작가 8인의 기획초대전인 `마인드 스페이스`(mind space)전을 개최한다.
지난달 28일 오픈해 5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마크 로스코, 제임스 터렐, 볼프강 라이프를 비롯, 세계 주요 비엔날레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아시아 작가 라니 마에스트로, 리 밍웨이 등이 참여하여 물질 만능, 속도 위주의 현대 사회를 사는 관람객들에게 예술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마음에 평안을 얻는 경험을 주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는 빛과 무한, 생성과 소멸, 기억과 치유의 공간에서의 명상과 사색을 통해 내 안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색다른 경험으로 관람객들을 인도한다. 마인드 스페이스라고 명명한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 있어서 소외된 정신의 문제,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분열된 정신과 육체, 이성과 감성이 맞닿아 있는 지점인 `마음`에 관심을 기울인 전시다. 마음이란 물질과 정신의 중간 지점에서 육체와 영혼을 포괄하는 내면적 경험의 장이며 객관성과 물질성 이면에 엄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성찰과 관조를 통해 늘 가다듬고 응시해야할 부분이라는 것.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들 상당수가 동양문화에 대해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작품이 명상적이고 영적이면서 동시에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특성을 갖는다는 점은 이전의 형이상학적 이상을 추구하던 추상적인 작품들과의 본질적인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내면적 성찰과 사색, 집중, 생명과 소멸에 대한 관조, 해원, 치유, 마음의 평화 등을 키워드로 하는 이번 전시에서 `빛과 무한의 공간`에는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대가이면서 동시에 숭고함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색면회화로 유명한 마크 로스코의 회화를 비롯하여 물리적이면서 동시에 심리적인 재료인 빛으로 관객들을 묵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제임스 터렐의 공간이 소개된다.
`생성과 소멸의 공간`에는 꽉 채워짐이나 완전함 대신 그림자, 아우라, 공허를 제시하며 존재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텅빈 신체의 임신"이라고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애니쉬 카푸어의 조각 작품과, 생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의사가 되는 대신 꽃가루를 채취하는 예술가가 된 볼프강 라이프가 2톤 분량의 천연 밀랍으로 된 생명의 방으로 관을 소개한다.
`기억과 치유의 공간`에서는 필리핀 태생의 라니 마에스트로가 몸과 영혼에 난 상처, 또는 상실의 고통을 달래 주는 여러 개의 모기장을 어린 시절의 요람처럼 제시하고, 대만 태생으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 밍웨이는 말로 전할 수 없었던 마음을 편지로 써서 전달하는 관객 참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또한 한국의 김수자는 환경이 다른 이국 땅의 인파들 사이에서 마치 바느질을 하듯 마음과 마음을 매개하는 행위를 비디오로 소개하고, 우순옥은 보름달이나 백자 항아리, 또는 잉태한 어머니의 배처럼 둥글고 순결하며 동시에 따뜻한 벽을 만들어 관객들이 기대어 위안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관람료 어른 4,000원 초ㆍ중ㆍ고 학생 2,000원. 문의 (02)771-2381.
<이용웅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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