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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세계 최고 스피드 축제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남 영암에서 열린다.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라도 0.001초의 숨막힌 승부를 즐기고 싶다면 '스피드 무한도전'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만나보자. 이번 대회는 올 시즌 19차례의 그랑프리 대회 중 막바지 단계인 17라운드다. 지난 10일 일본서 열린 F1 16라운드에선 레드 불 레이싱의 세바스찬 베텔이 우승컵을 거머 쥐었다. ◇F1 머신 '너는 누구'=F1 그랑프리에서 한계의 속도로 달리는 '네발 기계'가 바로 F1 머신이다. 최고 시속 350km를 질주하는 이들은 단순한 자동차이기를 거부한다. 머신은 국제자동차연맹의 규정에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4개의 바퀴는 외부에 노출돼 있고 앞 뒤에 달린 날개는 비행기 날개를 뒤집어 놓은 형태다. 비행기 날개가 공중으로 뜨기 위한 것이라면 머신 날개는 폭발적인 속도를 낼 때 차를 지면으로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운전석을 드라이버 한 명만 앉을 수 있고 머리가 노출돼 있어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머신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 출력은 750마력에 육박하는데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굉음의 원천은 엔진의 회전속도다. 엔진과 함께 머신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노면과 직접 닿는 타이어. 휠을 포함한 무게가 15kg 안팎으로 가볍다. ◇F1의 경제적 효과는=F1은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수익은 다른 대회를 뛰어 넘는다. 최근 국제 컨설팅사인 딜로이트 스포츠비즈니스그룹은 "지난 시즌 입장권 수입과 스폰서십, 방송 중계권이 포함된 F1 총매출을 경기 수로 나눈 경기당 평균 수입은 2억1,700만달러로 평균 2,400만달러에 그친 미국 프로풋볼(NFL)이나 영국 프리미어리그(800만달러)보다 월등히 높다"고 평가했다. 연간 400만명이 직접 관람하고 184개국에서 6억명이 TV를 시청하기 때문에 방송중계와 광고수익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머신에 붙는 스폰서 금액을 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운전석 광고(4,100만~5,000만달러)와 엔진 커버(3,500만~4,000만달러), 뒷날개(1,600만달러) 등 9군데에 붙는 스폰서 비용만 총 1억5,000만달러. 매 대회 출전하는 11대 머신이 16억5,000만달러짜리 `광고판`인 셈이다. 이렇게 F1 산업에서 움직이는 총자본만 연간 27조원에 달한다. F1대회 개최로 전라남도는 각종 부문에서 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이 분석한 연간 유발효과는 생산 2,579억원, 소득 623억원, 부가가치 1,229억원,간접세 129억원, 고용 2,570억원 등 총 7,000억원이다. 또 대회를 계기로 영암 경주장 주변에 동양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 튜닝, 연구ㆍ개발(R&D) 산업 등 모터스포츠 관련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곳에는 연구개발동,시험인증동,전시교육센터와 벤처 · 튜닝단지를 조성해 자동차 관련 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방침이다. ◇우승 후보를 점쳐볼까= F1 시즌은 드라이브(개인)와 컨스트럭터(팀) 부문으로 나눠 순위를 정하는데 개인 챔피언은 드라이버 한 명의 시즌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고 컨스트럭터는 팀당 2명씩인 드라이버의 점수를 더한 순위로 우승팀을 가린다. 올해 17번째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위 5명의 치열한 경쟁이 볼거리다. 얼마 전 끝난 일본 대회까지 드라이버 부문 선두는 220점을 얻은 마크 웨버(레드 불).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와 세바스티안 베텔(레드 불) 보다 14점 앞서 있다. 알론소와 베텔은 승점은 같지만 우승 횟수에서 알론소가 더 많아 베텔은 3위에 기록 중이다. 192점의 루이스 해밀턴이나 189점의 젠슨 버튼(이상 맥라렌-메르세데스)도 이번 대회를 포함한 세 차례 경주를 통해 역전에 도전하고 있다. 코리아 그랑프리 이후 브라질과 아랍에미리트에서 두 차례 레이스가 더 남아있기 때문에 승부는 끝까지 오리무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했다가 올해 복귀한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데세스)는 아직 전성기 때 기량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그 명성만으로도 시선이 집중 될 전망이다. 과거 7차례나 종합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올해 최고 성적이 5월 스페인과 터키 대회에서 기록한 4위에 그치고 있다. ◇알고 봐야 재미 두 배=올 시즌 새로 바뀐 규정을 알고 봐야 F1 머신의 굉음과 질주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 1993년 이후 17년 만에 레이스 도중 급유가 금지된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머신이 가벼워지면서 벌어진 속도 전쟁은 아찔한 볼거리를 줄 지도 모른다. 1위 점수를 대폭 키워 2위와의 점수차를 기존 2점에서 7점까지 벌렸다. 연료탱크 크기와 무게 증가로 앞 타이어 폭이 지난해 보다 20mm 정도 좁아져 좀 더 균형이 잡혀졌다. 늘어난 연료탱크 배치를 위해 운전석의 위치도 약간 앞으로 옮겨진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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