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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전문가 ‘메르스 대책’ 회의서 머리 맞대
국내 보건의료 관련 최고 전문가들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최소 국무총리실 직속의 콘트롤타워를 세우고 유행병이 아닌 감염병 전쟁 수준의 준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메르스 현황 및 종합대책’ 이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는 이종구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채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김남중 서울대 의개 감염내과 교수·이혁민 가톨릭관동의대 진단검사과 교수·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신동청 연세대 의대 교수·성승용 서울대 의매 미생물학 교수·최강원 국군수도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관련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메르스 사태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감염병 위협을 전쟁 수준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청’과 같은 확실한 중앙 콘트롤타워 구축, 관련 법령 개편과 기본법 제정 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세계보건기구(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센터장은 “의료와 재난적 질병에 대한 공중보건 조치는 공공재로 생각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하고 위기 소통을 위한 감염병 미디어 센터도 만들어야 한다”꼬 주장했다. 정해관 교수는 “평시 군대를 양성하는 이유는 전쟁억지력 때문인데 이번 메르스 유행도 마찬가지로 감염병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무시하고 평소 투자·대비에 소홀하게 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감염병 유행에 따른 국민적 공포 조성과 사회적 패닉을 피하기 위해 전문적인 역학조사 인력을 더 확충하고 국민들과의 위기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병율 교수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대한민국은 심리전에서 패배한 것”이라며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외부에서 발생한 질병을 입국 단계에서부터 검역하고 지역에 환자가 생기면 차분하게 발표·조치하면서 국민들이 정부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으나,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는 질병 성격도 제대로 못 알리는 등 국민과 적절히 소통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최강원 교수는 “역학전문가, 감염병 전문가, 정규직 연구인 등 충분한 필요 인력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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