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초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휩쓸던 무렵. 당시 완성차 제조, 철도차량, 컨테이너, 공작기계, 환경설비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던 현대정공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영역 조정을 진행했다. 현대정공은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로, 로템은 철도차량으로 전문화하기로 한 것. 이듬해인 2000년 현대ㆍ기아차 AS용 부품판매 사업을 넘겨받고 해외 선진 업체들과 에어백과 인스트루먼트패널 등 핵심부품 제조를 위한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현대정공은 사명을 현대모비스로 변경하고 부품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모비스로 사명을 변경한 2000년 당시 매출액 1조원 대. 하지만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약 8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들 중 매출액 순위 3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순이익 역시 약 7,800억을 기록하며 28위에 올라 외형성장과 내실경영을 동시에 달성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이처럼 빼어난 실적을 거둔 원동력은 섀시ㆍ운전석ㆍ프런트엔드모듈로 대표되는 3대 핵심모듈에 있다. 현재 모듈제조사업은 국내 8개 지역, 해외 5개국에 10개의 첨단부품 생산공장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 공장에서 연간 생산 가능한 규모는 총 1,000만대를 넘을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북미,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규모 생산체제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다양한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현대ㆍ기아차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핵심부품 역량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 제2모듈공장을 준공하고 베이징현대기차의 중국 전략차종인 ‘위에둥’에 MEB(Mobis Electronic Brake)와 변속기 등 핵심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MEB는 현대모비스 연구진들이 자체 개발한 제동부품으로 스웨덴 아르예플로그에 위치한 동계테스트장에서 혹독한 시험을 거쳐 완성됐으며, 조만간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종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최근 자체 기술로 북미 안전법규를 만족하는 ‘상해저감형 조수석 에어백’을 개발해 향후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차량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체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북미의 조지아와 유럽의 체코 지역에 모듈 생산 공장이 완공된다면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전체매출중 67%차지…"올 6,600억 투자 " 현대모비스는 외환위기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듈제품 중심의 자동차부품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액 8조4,900억원 중 모듈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7%(5조6,500억)나 될 정도로 모듈사업은 현대모비스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분야다.회사측은 올해 총 6,6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모듈 및 핵심부품 분야에서 신성장동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의 모듈화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고품질의 다양한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완성차 생산라인에서 제품이 조립되는 시간과 순서에 맞춰 부품을 공급하는 '직서열 방식'을 바탕으로 한다. 직서열 방식은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 간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완성차 업체가 필요한 모듈제품을 부품업체가 정확한 시간과 조립순서에 맞춰 투입시키는 '시간'과 '순서'의 개념이 복합된 생산 방식이다.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도 줄일 수 있어 부품업체와 완성차가 서로 '윈-윈'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국내 8개 지역과 해외 5개국에 모듈 및 ABSㆍESCㆍMDPSㆍ에어백 등의 첨단부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3대모듈(섀시ㆍ운전석ㆍFEM)의 경우 섀시모듈은 국내 250만대ㆍ해외 208만대, 운전석모듈은 국내 245만대ㆍ해외 193만대, FEM은 국내 75만대ㆍ해외 163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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