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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조작 관련주를 조사한다는 소식에 그 동안 이유없이 상승한 종목들 중 일부가 매매 없이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몇 몇 종목에 대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미수거래를 한 것으로 보여 검찰의 조사 발표 전날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L사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전날보다 6,500원 떨어진 3만7,150원. 거래량은 1만1,000여주 였지만 하한가에 쌓인 매도 물량은 277만여주에 달했다. L사는 최근 몇 달간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완만히 올라 개인 투자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살 수 있었다. 또 최근 한 달 동안에는 ‘5일 상승, 1일 하락’이라는 일정한 패턴까지 보여 미수거래를 한 투자자가 많았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번 경우처럼 하한가로 속절없이 떨어져 매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수거래를 한 투자자들은 반대매매(미수거래자가 주식매수 대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내는 것)가 성사되지 않아 더욱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최악의 경우 투자자들은 집까지 압류당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검찰 발표 전 대다수 증권사의 L사에 대한 증거금(거래 시 증권사에 예탁하는 금액)률은 40% 수준이었다. 이는 100만원 어치의 주식을 40만원에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자기가 가진 돈의 2.5배 만큼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작전주는 몇 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있었지만 L사는 하루 평균 5% 내외로 올라 개인 투자자들이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며 “검찰 발표 바로 전에 미수로 매수한 투자자들은 그대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이들 계좌를 가진 증권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들 종목의 경우 반대 매매도 이뤄지지 않아 미수금을 확보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하한가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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