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만개하는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때문에 봄바람을 만끽할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 등의 여파로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 지역의 가뭄이 더 심해져 예년보다 심한 황사가 불어올 것이란 기상예보는 달갑지 않다. 여기에 가속화되는 중국의 공업화로 인해 황사속 미세먼지 농도는 갈수록 짙어질 전망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황사는 천식과 알레르기 등 호흡기질환을 유발해 주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 몸에서 황사를 제일 먼저 느끼는 기관은 피부다.
황사를 머금은 봄비라도 맞게 되면 미세먼지와 각종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직접 피부에 닿게 될 수 있는 만큼 꼼꼼히 일기예보도 챙겨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황사철 주의해야 할 피부질환과 건강한 피부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황사 먼지는 피부에 해로운 산성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피부 모공 속에 깊숙이 들어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온도가 올라가면서 땀과 피지 분비도 증가해 여드름이 발생하고 황사에 실려 온 먼지와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 피부질환이 생기기 쉽다. 불결한 손으로 무심결에 만지다가는 트러블 부위가 덧나거나 염증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홍선영 라마르피부과 일산점원장은 "황사 먼지에는 구리ㆍ납ㆍ카드뮴 등 각종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호흡기질환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황사먼지를 직접적으로 접촉하게 되는 피부는 가볍게는 가려움증과 따가움, 심할 경우에는 발진과 피부염 증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사에 따른 피부 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부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외출 전 긴 소매 옷과 마스크 등으로 피부를 가려주면 황사먼지와 피부가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아 피부질환의 발생을 예방해 줄 수 있다.
단 이때 입었던 옷가지는 미세먼지에 오염되어 있으므로 다음 번 착용 시 반드시 세탁 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외출 시에는 자외선차단제와 크림 등으로 피부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는 외부 황사먼지가 모공 속에 침투하는 것을 차단시켜 주고 피부 보습효과를 내 자칫 미세먼지로 인한 모공 막힘 현상이나 피부건조증이 유발되는 것을 방지해 줄 수 있다.
홍 원장은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꼼꼼한 이중 세안을 통해 피부 위 흡착된 황사먼지와 각종 오염물질들을 말끔히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너무 강한 세안제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로 세안을 할 시에는 오히려 자극을 받아 피부상태가 악화 될 수 있으므로 순한 세안제로 체온과 같은 미온수를 사용해 세안을 진행해 주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세안 시 식염수나 소금물을 사용해 세안을 해주면 소금의 살균성분이 피부 위 황사먼지를 비롯해 불순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줘 미세먼지의 모공흡착으로 인한 여드름성 피부질환의 발생을 억제해 줄 수 있다.
황사의 미세먼지는 아토피 등의 기존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황사철 건조함과 각종 유해물질 등은 피부를 자극해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킨다. 또 황사먼지를 씻어내기위해 자주 샤워 등을 하게 되는데 이 또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아토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어서 황사철에도 적정 실내온도(18~20도)와 습도(40~60%)를 항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물에 많이 닿을수록 건조함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덜 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아토피환자들은 황사철에는 가능한 외출은 자제하고 땀을 흘리는 운동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는 자극에 매우 민감하므로 물리적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한다. 옷의 소재는 순면이 좋고 샤워 후 물기를 제거할 때에도 문지르지 말고 눌러 닦는 것이 필요하다. 또 철저한 보습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세안제부터 기초화장품까지 아토피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봄철 피부의 특징은 얼굴이 땅기고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윤기 없이 건조하며 거칠다. 강 원장은 "특히 황사철과 환절기의 건조함은 피부각질을 딱딱하고 두껍게 만들어 잔주름을 유발하며 피부 건조가 심해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갈라지게 되는 건성습진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며 "피부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분과 유분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고, 보습제를 발라 피부 각질층의 수분증발을 막고 유분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샤워나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하고 때수건 사용은 각질층이 많이 떨어져 나가 피부를 건조하게 하므로 금물이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사우나에서 지나치게 땀을 뺀다거나 자주 목욕하는 것을 피하고 아파트나 건물 등 건조하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자주 환기하거나 가습기를 틀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황사철에는 모발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을 서야 한다. 각종 중금속과 먼지, 미세한 모래와 흙이 섞여 있는 황사가 모발에 해롭기 때문이다.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두피의 모공 사이사이에 끼어 두피의 호흡을 방해하고 모낭 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려 모발 건강을 악화시킨다.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쉽게 부러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빠지게 만들어 탈모증상을 악화시킬 수 도 있다.
특히 봄에 내리는 비는 황사가 녹아있는 산성비이기 때문에 반드시 우산을 지참해 가급적 머리가 젖지 않도록 하고 젖은 경우 귀가 후 반드시 감아준다. 산성비에 함유된 중금속은 모낭세포를 파괴할 수 있고, 파괴된 모낭세포는 모발을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영구 탈모 부위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황사철에는 머리를 매일 감아 청결을 유지하고 헤어젤 등 먼지를 달라붙게 만드는 헤어제품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환절기에는 기미와 주근깨가 기승을 부린다. 기미는 피임약 복용, 스트레스, 유전적인 영향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봄과 여름의 강렬한 자외선이 주범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야외에선 모자나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피부는 몸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환절기에 몸이 지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평소 자극적인 음식, 술, 담배를 멀리하고 물과 비타민C, E가 풍부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한다.
비타민C는 감귤류, 토마토, 딸기, 신선한 녹색 채소 등에 비타민 E는 쌀겨 참깨, 콩, 해바라기 씨앗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미백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고, 1주일에 1번 미백팩을 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능한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한 피부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