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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으로 체감경기 악화"

■ FT, 34대 기업 CEO 설문대다수 보수적경영 밝혀… 투자위축등 악순환 전망 세계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기에 대한 체감온도가 연초보다 더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GEㆍBPㆍNTT 등 미국ㆍ유럽ㆍ일본의 34개 대형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6개월간 과거보다 좀더 보수적인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경영자가 다수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6개월 전보다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현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대답한 CEO는 총 21명으로 응답자의 62%를 기록했다. 앞으로 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답한 CEO 역시 19명으로 신규인력을 고용하겠다고 한 CEO(9명)보다 많았다. FT는 또 CEO들이 주가추이를 경기판단의 최우선 지표로 주목하고 있다면서 조사 시점인 6월말 7월초에 비해 현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이들의 경기에 대한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져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증시폭락으로 CEO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주가하락→기업투자 및 소비 심리 위축→경기 침체 가속화라는 악순환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에 이어 실물경제도 또다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그 동안 소비지출로 그나마 어려운 경제를 버티면서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1%라는 경기회복을 점치기 충분한 실물경제 기반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개인들의 보유자산이 줄어드는 동시에 기업들의 자본조달도 힘들어 지면서 투자와 소비가 동시에 침체되는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또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져들 경우 그 파장이 유럽과 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이 신문은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IT부문의 부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소프트웨어회사인 SAP의 최고 경영자(CEO)인 헨닝 카게르만은 "최근 분위기로 봐서 사업전망을 6개월 전보다 낙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스웨덴 휴대전화 회사인 에릭슨의 CEO인 쿠르트 헬스트롬은 "지금 당장 우리는 터널에서 빛을 발견할 수 없다"고 비관했다. 한편 미국 경기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석유회사인 BP의 최고 경영자(CEO)인 로드 브라운은 지난 1ㆍ4분기에 미국 경기회복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망했으나, 광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과 네덜란드 금융회사인 ING, 독일 미디어 그룹인 베르텔스만, 미국 통신업체인 모토로라의 CEO들은 내년 1분기까지 미국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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