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보험 부실판매 책임진다

은행이 보험상품을 부실 판매해 고객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직접 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금은 보험상품 부실 판매에 따른 고객 손해에 대해 보험사가 배상책임을 지고 있지만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제도의 보완책으로 이 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에 소속된 직원이나 설계사, 일반 보험대리점이 아닌 금융회사는 규모가 크고 금융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판매 책임도 크다”며 “은행 등이 보험상품을 부실 판매했는데 보험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관련 부처, 전문가들과 보험업법 개정안을 협의 중이며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초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해 통과되면 내년 4월부터는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 임직원과 설계사, 보험대리점이 고객 모집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위반해 가입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보험사가 배상책임을 지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8월 방카슈랑스제도가 시행된 후 은행ㆍ증권사ㆍ저축은행 등이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해 영업하고 있으며 은행이 방카슈랑스 상품의 대부분을 팔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의 부실 판매로 보험계약이 무효화돼 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문제가 생겼을 경우 가입자는 보험사에 배상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 등의 보험 부실 판매가 자주 문제가 되고 있지만 현행법에 따라 보험사들이 배상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금융회사에 구상권을 행사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