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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문주용특파원 현지르포(홍콩 반환)

◎중화 경제동맹체가 탄생한다/홍콩·대만·싱가포르·마카오 중본토 결합/사회·자본주의 체제 이중성 극복 숙제로「중국이 일국량제를 택한 이유는 일국이처, 일국이폐, 일국이차제 때문이다」는 우스개 말이 있다. 오는 1일 홍콩의 주권반환을 앞두고 홍콩과 중국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빗대는 말이다. 「일국이처」는 중국본토에 현지처를 둔 홍콩사업가들이 많다는 뜻이고 「일국이폐」는 성격이 다른 홍콩달러와 인민폐가 한 지역에서 쓰일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하는 말이다. 또 「일국이차」는 홍콩이 오른쪽 핸들 차량을 기준으로 한 교통체계를 갖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모두 홍콩과 중국의 인위적인 통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동건화 초대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은 중국인의 도시다. 우리는 같은 뿌리에서 왔고 같은 마음과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 중화경제권을 염두에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홍콩·중국을 포함, 대만·싱가포르·마카오 등 중화권의 경제적인 통합이 화인기업들이 중심이 된 자연적인 경제 협력체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화경제권은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홍콩의 기업들은 이미 8백5억달러(95년말 기준)를 중국에 투자, 중국이 유치한 총 1천3백49억달러의 외국자본중 가장 많은 59.7%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대만기업이 1백14억달러를 투자, 이들 둘만도 70%에 가깝다. 또 중국의 총 수출액중 60% 이상이 홍콩을 경유하고 있어 중국이 홍콩의 최대 생산거점이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홍콩반환이 가까워지자 중국기업은 홍콩을 외자조달창구, 투자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의 정준호 사장은 『홍콩내 중국계 기업중 주력기업들은 홍콩증시 전체의 20%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불법자금들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대로 최근 조사에서 홍콩기업의 49%가 앞으로 2∼3년내 광동성 일대 주강삼각주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이 홍콩기업의 중국투자에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싱가포르는 상해지역에 대규모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중이고 대만은 홍콩을 통한 본토투자를 강화하는 등 중화경제권의 짜임새는 더욱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중화경제권의 규모는 기존의 어떤 경제통합체보다도 방대하고 실속에서도 매우 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면에서 보면 중화권은 중국 12억명, 대만 2천7백만명, 홍콩 6백60만명, 싱가포르 2백만명 그리고 마카오 50만명 등 13억명에 달해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넘는다. 또 교역규모에서는 중국 3천1백억달러, 대만 3천3백억달러, 홍콩 3천8백억달러, 싱가포르 2천5백억달러 등 모두 1조3천억달러 수준으로 전세계 무역량의 15∼20%에 달한다. 외환보유고도 중국이 1천50억달러, 대만이 9백50억달러, 홍콩 8백30억달러(이상 96년말 기준), 싱가포르 6백80억달러(95년말)로 모두 3천5백억달러가 넘는다. 이는 독일보다 3배나 많고 미국의 5배 수준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앤터니 A 리엉 상무는 『홍콩은 서구와 중국의 자본이 혼합되는 곳이 될 것』이라며 중화경제권의 개방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화경제권은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무엇보다 서로 상이한 경제체제가 그것이다. EU가 추진하는 것과 같은 경제동맹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의 사회주의체제와 중국을 제외한 자본주의 체제라는 이중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중의 경제체제를 통합하지 않고서는 관세동맹, 화폐동맹, 정책동맹을 거쳐 경제동맹체가 탄생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홍콩달러와 인민폐간의 단일통화도 기대난으로 보인다』고 이성배차장은 말한다. 이밖에도 대만·중국, 홍콩·싱가포르 등 내부 구성원간의 갈등, 주변국의 견제 등도 중화경제권의 구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화경제권이 정치적인 실체로서가 아니라 화인기업들이 이윤을 찾아 지역적인 분업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콩반환 공식행사/하오4시30분 패튼총독 퇴장 ‘첫 테이프’/자정전후 영·중국기 교차게양 축제절정 공식적인 홍콩의 주권반환행사와 홍콩특별행정구(SAR)정부의 출범식은 30일 하오 4시30분부터(현지시간) 시작된다. 행사내용은 크게 영국의 퇴장행사, 주권이양행사, 홍콩특구 출범행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행사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인물은 홍콩의 마지막 총독인 크리스 패튼 총독. 그는 이날 하오 4시30분 총독관저에서 경찰밴드의 연주에 맞춰 총독기가 내려지는 것을 보고는 경비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총독관저를 떠난다. 이어 지난 1백55년을 통치해온 영국에 대한 환송식이 바로 인근의 이스트 타마라 해변에서 1만명 이상의 홍콩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다. 주권이양행사 시작에 앞서 축제분위기를 잡는 것은 이날 밤 8시15분부터 빅토리아항에서 열리는 주권반환 경축불꽃제. 이어 밤 9시16분부터 홍콩특구가 주최하는 반환전야 만찬식이 컨벤션센터 제 2홀에서 열린다. 본행사인 주권이양식은 만찬이 끝나는 밤 11시 30분부터 같은 건물내 그랜드 포이어홀에서 개최된다. 영국, 중국대표를 비롯 40여개국 대표단(장관급)과 40여개 국제기구 사무총장, 홍콩정부 지도자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자정직전 영국, 홍콩기가 하강되고 자정이 지나자마자 곧바로 중국, 홍콩기가 게양됨으로써 세기의 행사는 절정에 달한다. 이 모습은 전세계에 위성을 타고 무료 전송될 예정이다. 홍콩에서의 역할을 모두 끝낸 찰스 황태자 등 영국대표들은 이양식 직후 로열 요트 브리태니아호를 타고 귀환길에 오른다. 마지막 공식행사는 2일 하오 3시부터 이스트 타마라에서 완차이 운동장까지 행진하는 경축 퍼레이드. 참가국은 한국을 비롯한 10여개국이며 우리나라는 홍콩한인회가 주관해 66명의 교민들이 한복차림으로 행진에 참가할 예정이다.<홍콩=문주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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