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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별 경영전략/국내기업] "생존에 역량집중"

조기수습·불안지속·장기화 3단계 비상체제'어떤 경우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하라.'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이후 달라진 국내 기업의 경영 풍속도다. 테러 공격 이후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특히 앞으로 발생가능한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별 경영전략을 마련,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러 사태 이후 국내 기업들의 경영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사업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력해왔던 사업까지 다시 재검토하며 불요불급한 투자 이외에는 모든 투자를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S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은 조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당장 해야 할 사업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특히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비상경영체제 상시화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삼성은 ▲ 조기수습 ▲ 강력한 보복과 불안 지속 ▲ 무력충돌 장기화 등 3가지 시나리오별 대응 지침을 이달 말까지 각 계열사에 통보하기로 했으며 이를 토대로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이번 사태뿐 아니라 보험상품 역마진, 반도체가격 급락, 각종 비리 등을 위기의 징후로 보고 비상관리 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 9개 계열사 사장단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의 위기사례 및 대응전략' 토론회를 열어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고 시나리오 경영을 일상화함으로써 불확실한 환경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LGㆍSK그룹도 미국 테러 사태 이후 경제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펼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들은 특히 내년 경영전략을 미국의 보복전쟁 강도에 따라 확전 장기화, 중립적 상황, 상황 조기종료 등 3가지 상황으로 나눠 단계별로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그룹은 어떤 경우든 모두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억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 관계자는 "생존기반을 다지지 위해 불요불급한 투자는 줄이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주력하는 등 내실 경영, 현금흐름중시 경영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 포철 등 다른 기업들도 위기관리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종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초긴축 경영으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 유동성 확보 총력 한계ㆍ비(非)수익 사업 정리 등 사업구조조정과 회사채 발행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도 테러 사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다. 삼성은 각 계열사별은 경영환경이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고 보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MP3플레이어' 사업을 중국 블루텍사에 넘기는 등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다음달 4일 5,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연말까지 한두 차례 회사채를 더 발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10월 초 1,500억원을 추가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유동성 확보에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아래 전자와 산전이 보유 중인 데이콤 지분 25%(매각대금 1,070억원) 가량을 CSFB증권에 넘긴 데 이어 경상비용 절감 등을 통한 원가 경쟁력 향상, 이익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SKㆍ포철 등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도 당분간은 유동성 확보와 허리띠 졸라매기로 생존 기반을 다지고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그때그때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유동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비수익사업 정리 등의 노력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며 "특히 생존ㆍ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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