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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본사특약] 美경기회복 시각차
입력2002-03-14 00:00:00
수정
2002.03.14 00:00:00
경제학자 "車판매등 거시지표 회복세… 불황 끝"CEO들, 실물경제중시 "아직 침체 못벗어" 신중
'경기가 회복됐다는 말은 경제학자들의 주장일 뿐'
이론에 근거한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미 경기 침체가 최근 끝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에서 활동하는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은 경제학자들의 이 같은 분석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책상논리라면서 일축하고 있다.
누가 옳은가. 경제학자와 CEO들간에 존재하는 이 같은 시각차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엔터테이먼트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무비 매직 테크놀로지'의 CEO인 켈린 브랜논-안은 "경제학자들은 단순히 지표를 보고 있고, 사업가들은 실물경제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경제학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 미 경제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에 해당하는 CEO가 아직 미국이 경기침체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77%는 올해 말 회복조짐을 보인다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흡사 다른 나라 예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경제단체의 설문조사가 있기 1주일전 이뤄진 산업경제학회(NABE)의 조사에서 60%의 경제학자들이 이미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대답했다. 같은 조사를 다시 실시한다면 이 같은 응답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자동차판매ㆍ실업률 등 최근 발표된 거시지표가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 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로버트 딕클레멘트는 이와 관련 "CEO들이 아직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최근 지표는 미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들과 CEO간 시각차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히는 첫 번째 요인은 책임성. CEO들은 사업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국면을 보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미 최대 통신업체인 AT&T의 베스티 버나드 사장은 "경제학자들은 논리적 연관성만 있으면 뭐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CEO는 자신의 결정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면서"이에 따라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CEO의 자세가 결국 더 큰 실패를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관련 컨설팅업체인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이안 셰퍼드슨은 "미래에 대한 예측력이 부족한 대다수 CEO들은 늘 뒷북을 치는 경향이 있다"면서"남보다 앞서 경기순환을 예측하는 CEO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올들어 두 집단간 시각차가 뚜렷한 것은 9.11테러의 여파와 정부 경기부양정책의 효과에 대한 의견차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11 테러로 깜짝 놀란 대부분 CEO들은 갑작스럽게 인원감축과 설비투자 감소를 실시했으며, 아직까지 이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 3ㆍ4분기 거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오면서 경제학자들은 9.11테러에 따른 파장으로 기업이 움츠러들지 않았다면 3ㆍ4분기 미 경제는 소폭이나마 성장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학자들은 11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부시의 경기 부양책이 갖는 경제적 의미를 강조하는 반면 CEO들은 이에 따른 효과가 아주 천천히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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