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교분쟁 우려 정부 한발 후퇴
입력2004-04-23 00:00:00
수정
2004.04.23 00:00:00
정두환 기자
한ㆍ미 통신전문가 회의에서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규격 에 대한 양국간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정보통신부의 무선인터넷 표준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그 동안 정통부가 추진해 왔던 무선인터넷 플랫폼 단일표준 정책에서 후퇴, 미국 퀄컴사의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셈이어서향후 IT분야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협상 과정에서 좋 지 않은 선례로 남게 됐다.
정통부가 이 처럼 단일표준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퀄컴 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은 위피 단일표준에 따른 ‘퀄컴의 인위적 시장 퇴출’이 가져올 외교분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정통부는 새로운 휴대폰 단말기에 탑재되는 무선인터넷 플래폼은위피만 사용토록 하는 ‘위피 온리(Only)’ 정책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브루(Brew)’의 국내 시장 퇴출을 우려한 퀄컴측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정부측을 압박, 결국 사실상 복수 표준 인정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즉 위피와의 호환성을 전제로 브루를 포함 한 다른 플랫폼도 인정하겠다는 것이 이번 합의의 골자다.
퀄컴은 퇴출의 위기에서 벗어나 앞으로도 계속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 기술을 통해 구축해 놓은 한국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반 을 마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간 합의에 따라 위피가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 규격으로 공식화 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합의로 당초 위피 의무화를 통해 달성하려던 정통부의 정책 목표가 희석됐다는 점이다.
정통부 관계자는“당분간 기술적 문제 때문에 위피와 다른 플랫폼간 완벽한 상호 호환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은 당분간 같은 콘텐츠라도 서로 다른 플랫폼에 맞춰 이중으로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표준화에 따른 실익이 사라져 버린 셈이다.
특히 ‘위피’ 는 퀄컴과의 갈등 이전에도 이미 지난해초 플랫폼 기술개발 의 기반이 됐던 ‘자바’의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측과 기술 도용 문제로 홍 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우리측은 선 측에 개당 17센트의 로열티를 지불키로 합의 했었다. 결국 위피는 애초에 정부가 주장했던 ‘순수 국산기술’이라는 명분은 물론 ‘단일표준’이라는 정책 목표 등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이뤄내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정통부는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단일표준으로 가겠다 는 정책목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정통부 형태근 국제협력관은 “이번 합의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플랫폼들을 의도적으로 시장에서 퇴 출시키지는 않겠다는 의미”라며 “위피와 브루가 공존하는 과도기를 거쳐 위피가 사실상의 단일 표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