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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간별 펀드 보수인하 '무용지물'

신규펀드 9개중 2개만 보수낮춰…기존펀드는 한곳도 없어

금융 당국의 투자 기간별 펀드 판매 보수 인하 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치에 맞춰 판매 보수를 낮춘 신규 펀드는 소수에 그쳤고 기존에 설정된 펀드 중 보수 체계를 바꾼 사례도 없었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펀드 투자 기간에 따라 판매 보수를 깎아주는 이른바 ‘스텝 다운형’ 보수체계를 담은 ‘표준신탁약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도입됐지만 이후 스텝 다운형 펀드가 실제 출시된 사례는 전체 신규 펀드 9개 중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 2개 펀드조차 총보수가 비교적 적은 인덱스 펀드이어서 보수가 비싼 주식형ㆍ혼합주식형 펀드의 보수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신규 펀드뿐만 아니라 기존에 설정됐던 펀드에 대해서도 스텝 다운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금융당국에 이 같은 약관 변경을 신청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 급락으로 신규 펀드가 많이 출시되지 않은데다 기존 펀드의 경우 오는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어차피 약관을 새로 접수해야 하는 만큼 2월 이후로 약관 변경을 미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기존 펀드들은 금융감독원에 새 약관을 신고하게 돼 있어 ‘스텝 다운형’ 도입을 위해 지금 약관을 변경하는 것은 이중 작업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스텝 다운형 보수 체계 도입이 현실성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우선 표준약관안이 주식 및 혼합형 펀드 가입시 최소 4년 동안 매년 10% 이상 판매 보수를 인하하도록 했으나 장기 투자보다는 중단기 투자에 적합한 ‘클래스C형’에만 국한한 점이 문제다. ‘클래스A형’과 달리 선취 수수료를 떼지 않는 ‘클래스C형’은 보통 1~2년 정도 투자하는 것이 적합한 상품인데 이 같은 유형에 스텝 다운형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의 관계자는 “통상 클래스C형은 11~13개월 내 투자하는 게 유리한 상품”이라며 “스텝 다운형이 개념상으로는 굉장히 싸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자들에게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판매 보수를 전체 펀드에 일괄적으로 ‘강제’ 적용하는 것은 업계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판매사로서도 당장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어떻게 스텝 다운형 체계로 유도할 것인지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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