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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이사장 포기"

"이것도 또하나의 과거사" 불편한 심기 드러내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정수장학회 등 7건의 조사대상을 발표한 3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오랜 기간 고심해왔던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더 이상 여권의 과거사 공세에 끌려 다닐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당 안팎에서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날 “이미 지난 1일 (이사회에) 이사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갑자기 물러나면 잘못이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이사회 때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학회의 정기 이사회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박 대표는 또 과거사 조사에 대해 “이렇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거사가 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구체적인 조사결과에 따라 자신은 물론 한나라당에 불어닥칠 과거사의 부메랑을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김현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의혹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한다면 우리 사회의 통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환영하는 등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이어 “특히 정수장학회가 설립된 과정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 우선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건 외에도 사회 공동체가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선까지 다른 사건들도 의혹 없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최대 조작의혹사건으로 꼽히고 있는 민청학련ㆍ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거나 옥살이를 했던 인사들은 일제히 ‘환영’의사를 표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시 학생들만 용공세력으로 몰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배후에 공산혁명을 부추기는 세력(인혁당)이 있었다고 꾸민 것”이라며 “당시 인혁당에 관련된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문을 당했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과 같은 처지였던 이철 전 의원은 “과거 조작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당시 인혁당ㆍ민청학련 사건은 완전히 소설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장영달 의원은 민청학련ㆍ인혁당사건을 ‘유신정권 최대의 악행’이라고 규정하고 “당시 감옥에서 만난 인혁당 관련자가 ‘재판이나 한번 받아봤으면 원이 없겠다’고 할 정도로 가장 극악하게 조작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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