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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올랐다지만… "혁신 사라졌다" 불안한 미래

■ 잡스 사망 1주기… 애플의 현재·앞날은<br>시총 세계1위 등극 불구 아이폰 5 잇단 오류에 소비자들 실망감 커져<br>안드로이드 공세도 거세 모바일 강자 자리 흔들<br>자칫 모토로라 꼴 날수도





잡스가 지하에서 통곡할 '아이폰5'
주가 올랐다지만… "혁신 사라졌다" 불안한 미래■ 잡스 사망 1년… 애플의 현재·앞날은시총 세계1위 등극 불구 아이폰 5 잇단 오류에 소비자들 실망감 커져안드로이드 공세도 거세 모바일 강자 자리 흔들자칫 모토로라 꼴 날수도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유주희 기자 ginger@sed.co.kr






































"만일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팀 쿡을 해고했을 것입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시넷의 칼럼니스트 크리스 메티시치크가 2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기고한 칼럼에서 한 말이다. 팀 쿡 CEO가 최근 출시한 '아이폰5'에 탑재된 지도 서비스 오류와 관련해 공개 사과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애플은 잡스 사후에도 '아이폰4S' '뉴아이패드' '아이폰5'에 이르기까지 신제품을 선보이며 여전히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가도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포스트 잡스에 대한 시장 우려와 달리 팀 쿡 체제 1년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잡스가 생전에 그토록 강조했던'혁신'과 '하나 더(One more thing)'에 대한 시장의 그리움과 아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주가는 최고치, 혁신 없는 미래는 불안=애플의 주가는 2일 현재 655.61달러다. 잡스가 사망한 지난해 10월5일 주가는 377.37달러. 1년 동안 무려 74%나 상승했다. 애플의 시가총액도 3,544억달러에서 6,168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아이폰5가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잡스 시절 핵심 가치였던 '혁신'이 사라지고 '진화'만 남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이폰5 출시 이후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주가도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초 아이폰5 출시 첫주 판매량을 600만~1,000만대로 예상했지만 500만대에 그치고 있다.

쿡이 이끄는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유보적인 평가와 함께 애플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지도 서비스에 대한 오류는 잡스 시절과는 다른 애플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애플은 새 운영체제(OS) iOS6에 그동안 사용했던 구글 지도를 버리고 자체 개발한 지도를 탑재했다. 하지만 오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쿡이 공개 사과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만일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애플이 이런 실수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실수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 관련자 문책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iOS6의 책임자에 대한 별다른 징계를 하지 않았다. 잡스와 비교되는 그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까지는 잡스가 생전에 만들어놓은 '마법'에 의지해 버텨왔지만 그의 그늘이 옅어지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거세지는 안드로이드 진영 공세=애플은 현재 삼성전자와 전세계 9개국에서 30여건의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 기업이 경쟁사를 상대로 이처럼 많은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의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과거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특허소송을 자신들이 보유한 특허와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경쟁사를 쓰러트리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생전에 잡스가 "안드로이드 진영과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적대감을 드러냈던 분노가 현실로 바뀐 것이다.

특허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며 편파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안방인 미국에서 10억5,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라는 거액의 배상 평결과 함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카피 캣(모방꾼)' 이미지를 씌우는 데 성공했다.

애플이 특허소송에 몰두하고 이유는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은 총 1억5,000만대가 팔려 시장 점유율 68.1%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된 iOS는 16.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5,0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600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친 애플을 두 배 가까이 앞서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애플이 '레이저(RAZR)의 아이러니'와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큰 한방'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휴대폰 레이저는 모토로라가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6,000만대 이상을 팔아 치운 초유의 히트작이지만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성공에 안주한 나머지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모토로라의 왕좌를 빼앗았다. 현재 애플의 상황은 2000년대 중반 모토로라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게 IT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틀을 깨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느냐, 아니면 모토로라처럼 내리막길을 걷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는 셈이다.

유력한 차세대 핵심 제품은 TV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타임워너 케이블 등과 애플TV 관련 협상을 벌이는 등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홈(Smart home)'으로 IT 업계의 관심이 옮겨가는 추세 속에서 애플이 스마트TV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또 미국 IT 전문매체인 매셔블은 "잡스가 생전에 '아이카(iCar)'로 불릴 법한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꿈꿔왔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의 닉 빌튼 기자는 필 실러 애플 부사장이 "애플이 자동차나 카메라를 만드는 등의 사안을 검토해봤다고 인정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애플의 구체적인 계획은 알 수 없지만 만약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통신 기능과 동작ㆍ음성 인식 기능, 아이폰ㆍ아이패드와의 무선연동 기능 등으로 무장된 제품이 됐을 것이라는 게 매셔블의 추측이다.

다만 스마트TVㆍ자동차의 경우 이미 초기 단계나마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인 만큼 아주 혁신적인 무언가를 내놓지 않는 한 파급력을 갖기 힘들다는 게 애플의 딜레마다. 애플의 유력한 경쟁자인 구글의 경우 이미 무인자동차를 공개했으며 '입는 컴퓨터'를 현실화한 '구글 글라스'의 시험용 제품 역시 이미 공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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