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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금융계 이것부터 바꾸자] 법규, 서비스 개선 막아서야
입력2003-01-20 00:00:00
수정
2003.01.20 00:00:00
김민열 기자
지난해 4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용카드와 증권카드 기능을 하나로 합친 `통합카드`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카드 발매를 목전에 둔 은행과 증권사들은 작업을 모두 중단해야만 했다. 이유는 통합카드가 나올 경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통해 주식을 단기매매하는 등 투기 자금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은행ㆍ증권사가 상품 개발을 추진중일 때는 반대 의견을 내비치지 않았던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방침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삼성카드,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은 수개월동안 준비해온 작업이 헛수고가 됐다.
최근 모든 금융 거래를 한 곳에서 해결하려는 `원스톱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를 구현하는 정보기술이 발달해 각 금융회사들은 다른 업종 회사와의 적극적인 업무제휴로 복합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다. 경쟁이 격화되고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그동안의 영업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된 법과 규정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겸업화와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도가 영업 현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통합카드 뿐 아니라 경비절감과 고객 편의를 위해 은행, 증권, 투신 등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공동점포 운영에 대해서도 관행적 제한이 여전하다. 내부 이전에 대한 중복세금부과(부가가치세) 문제 역시 금융회사들의 숱한 건의에도 불구하고 답보상태다.
지난 2001년 출범한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각종 제한도 시급히 해결돼야 될 현안중 하나로 꼽힌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지주회사의 출자한도 규제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는 자기자본 한도(100%)내에서만 자회사 출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은행, 증권, 투신 등은 모두 법률에 의해 출자한도를 각각 규제 받고 있어 사실상 중복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법이나 규정 뿐 아니라 감독당국의 경직된 유권해석으로 인해 영업에 애로를 겪는 경우가 잦다”며 “금융 정책이 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업계와의 대화 채널이 넓어지고 당국자들의 사고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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