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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약효떨어져 주가 연초수준 후퇴

금리인하 약효떨어져 주가 연초수준 후퇴 뉴욕 증시가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가버렸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두 차례에 걸쳐 1%포인트나 금리를 인하하면서 산뜻한 1월을 즐겼던 월가가 이달들어 현저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각종 주가지수는 모조리 지난 1월3일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이전수준으로 후퇴했다. 지난달에 '금리인하'라는 호재에 들떠있던 뉴욕 증시가 이달들어 '여전한 기업실적 부진'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실감하면서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금리인하로 인한 '1월효과'를 2월들어 다 까먹은 것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에만 7.1%나 폭락한 2,470을 기록, 2,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지난주들어 0.8% 하락에 그쳤지만 역시 1만781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들이 폭락하고 있는 것은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화요일에 나스닥 시가총액 1위기업인 시스코가 기대이하의 실적을 발표한게 지난주 나스닥 폭락의 주원인였다. 시스코는 지난 7년간 단 한분기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적이 없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을 인수, 규모를 부풀리면서도 항상 예상치보다 1센트이상 높은 주당 순이익을 발표해 월가 투자자들의 총애를 받았던 기업이 바로 시스코다. 이같은 시스코가 지난해 4.4분기에 예상치보다 1센트 낮은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올해 실적이 좋지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시스코는 지난주에만 20%이상 폭락하면서 주가가 30달러이하로 주저앉았고, 이는 곧바로 첨단기술주의 전반적 약세로 이어졌다. 게다가 지난주말에는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중 하나인 오라클이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부정적 전망으로 인해 13%나 폭락했다. 지난해 닷컴으로 상징되는 인터넷기업이 나스닥의 폭락을 주도했다면 이번에는 기업들의 IT(정보기술) 투자 축소로 인해 IT관련 첨단기술주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코의 실적 부진으로 네트워킹주식들이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심한 부침을 겪었던 반도체의 약세가 상대적으로 좋아보일 정도다. 구경제의 다우지수조차 나스닥 급락의 영향으로 약세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우지수는 제약, 유틸리티, 소비재 등 경기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이른바 안전주의 활약에 힘입어 하락 폭이 적은 편이다. 문제는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의 분위기가 썩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실적 부진에 대한 걱정은 여전한 상태다. 이번주 월가에는 굵직굵직한 현안이 적지않다.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13일(화) 앨런 그린스펀FRB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험프리 호킨스 증언)이다. 1년에 두차례 열리는 험프리 호킨스 증언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FRB의 시각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월25일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제로 성장률'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줬던 그린스펀 의장이 이번에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실업률은 예상보다 높은 4.2%로 나왔지만 신규 고용이 지난 연말보다 크게 늘어난26만8,000명에 달해 경기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엇갈린 해석을 낳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증언이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부시대통령이 지난주에 의회에 제출한 1조6,000억달러규모의 감세방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도 이번주 월가의 관심사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는 감세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경기둔화세가 뚜렷한 시기에 감세혜택을 집중시켜야 한다며 감세정책의 집행시기를 앞당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 재정적자가 해소된다는 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감세정책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줬던 그린스펀 의장이 험프리 호킨스 증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도 주목된다. 그린스펀 의장의 험프리 호킨스 증언이 시작되기 한시간 30분전인 화요일 1시30분에 1월중 소매판매실적이 발표된다. 12월에 0.1% 증가에 그쳤던 소매판매실적이 1월중에는 0.4%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0.7% 증가까지 점치고 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실적도 0.4%정도 늘어났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월에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실적은 제자리걸음였다. 소매판매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경기둔화세가 생각보다 급격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게 되면서 월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수)에는 기업재고동향이, 15일(목)에는 수출입물가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FRB) 지역경제조사결과가 나온다. 16일(금)에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도 이번주에 주목해야 할 또하나의 경제지표다. 12월에 변동이 없었던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중에 0.2%정도 올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지수는 오히려 12월의 0.3%에서 1월에 0.1%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에는 또 건축허가동향, 주택신축물량, 기업 가동률, 공업생산성 등이 발표된다. 이처럼 월가의 주목을 받는 경제지표가 적지않게 발표될 뿐 아니라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 이 기다리는 이번주지만 뉴욕 증시, 특히 첨단기술주의 나스닥시장이 되살아 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인 실정이다.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수석투자전략가 더글러스 클리고트는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대기업의 하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15%정도 감소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할 정도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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