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울 '식물 농협' 손본다

농사짓는 사람 거의 없어 정체성 잃고 은행 역할만<br>수도권지역 농민 가입 등 자격 개방으로 활성화나서


서울 영동농협은 강남구 논현동∙대치동∙신사동 등 강남∙서초 일원에 8개(본점 포함)의 지점을 갖고 있다. 과거 강남에서 농사를 지을 때 필요했던 조합이다.

하지만 강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없어 신규 조합원(농민)은 거의 없다. 지난해 말 현재 조합원 수는 772명으로 인근에 살면서 금융거래 등만을 하는 준조합원은 4만2,442명에 달한다. 자연스레 농업 관련 정책자금 대출은 전체의 0.06%에 불과하다. 농민지원 등 농협 본연의 역할보다는 은행에 더 가깝다.

정부가 영동농협처럼 정체성을 잃어버린 서울 지역 농협을 손보기로 했다.

조합원 자격조건을 개방해 수도권 지역 농민들이 가입하게 하거나 수도권 지역 농협들이 서울 농협에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식물' 상태인 조합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얘기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9일 "서울 등 조합원이 늘지 않는 대도시 지역 농협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됐다"며 "경기도 등 다른 지역의 조합원을 받거나 지방서 서울 조합에 출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에는 지역농협 12개, 지역축협 1개, 품목농협이 6개가 있다. 지역농협은 해당 지역의 농민만 조합원으로 받는다. 따라서 자격조건을 완화해 농민이 주가 되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실제 농민들이 늘어나면서 농산물 판매사업도 잘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서울 지역 농협들이 경제사업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경제사업 평가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지역농협은 1년에 한번씩 종합경영평가를 받는데 이 중 경제사업 비중은 50%다. 예금을 받기 쉬운 서울 조합들이 대출을 지방의 농민들에게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서울 조합들 중 상당수가 신용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조합은 이자 비과세 혜택을 무기로 예금을 유치, 지역 주민들에게 부동산 담보 대출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대도시 조합들이 신용사업에 치중해 돈을 벌고 경제사업은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며 "농협 본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서울 지역 농협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