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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유통가/“외상은 노,현금만 예스”
입력1997-12-19 00:00:00
수정
1997.12.19 00:00:00
문병언 기자
◎식품·주류·백화점 등 유동성 자금 확보 비상「외상은 사절, 현금으로 결제를 해달라.」
식품·주류업체 등은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거래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생산업체들은 외형확대에 급급해 밀어내기식으로 일단 소매점에 외상으로 제품을 깔아놓고 월 1회씩 수금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현금을 줘야만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시중 자금시장이 마비상태를 보이며 자금조달이 어렵게되자 기업들은 운용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입장에서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현금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면업체◁
○원료부터 판매까지 현금
이달들어 모든 제품을 현금을 받고 출고하고 있다. 이는 환율급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을 현금을 주고 구매하고 있는데 대한 이자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다.
라면업체들은 대리점이나 직거래처에 현금결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또 대리점들도 소매점에 대해 현금판매를 하고 있다. 라면의 경우 원료 구입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라면업체들은 종전에는 월 1회씩 수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같은 관례가 깨졌다.
▷우류업체◁
○당일 수금률 50∼80%
우유는 예전부터 현금거래가 원칙인 제품이다. 우유의 경우 소매점에 납품하는 것과 동시에 대금을 챙겨 판매당일 수금률이 업체별로 50∼80%에 이르고 있다. 우유업체들은 최근 현금수금률을 더욱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류업체◁
○외상채권 회수 불가피
OB맥주·조선맥주·진로쿠어스맥주 등 맥주업체들도 판매감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매상과 거래는 모두 현금으로 하기로 했다. 올들어 맥주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현금판매를 실시키로 한 것은 원활한 현금흐름을 겨냥한 것이다.
맥주업체들은 지난 94년 2천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채권이 현재는 8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를 회수하지 않을 경우 자금난이 가중, 회사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전에는 업체마다 매출확대에 중점을 두고 외상으로라도 일단 제품을 밀어내는 영업전략을 구사했으나 이제는 자금난에 대응, 유동성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현금판매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지만 제살깎기식 외상판매를 줄여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무이자 할부판매 중단 카드수수료율 인하추진
금융시장마비로 자금비상이 걸리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현금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신용카드 6개월무이자할부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등 그동안 선호해온 신용판매우위전략에서 급선회, 현금회수를 위한 직판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신세계·현대·그랜드 등 대형 백화점들은 연말들어 그동안 경쟁적으로 벌여온 신용카드 6개월무이자할부판매를 전면 중단한데 이어 현재 시행하고 있는 3개월무이자할부판매까지 철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시중에 깔려 있는 신용카드 불량채권회수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 외상대금회수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외상매출보다는 현금매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자사 신용카드발급캠페인을 일시 중단했다.
은행카드 등 타사 신용카드 등에 대해서는 매출액대비 3%를 걷어가는 수수료율이 지난치게 높음을 지적하고 강력한 수수료율 인하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신용판매담당자는 『타사카드에 지불하는 매출액대비 3%의 수수료율이 불황시대 거품가격을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수수료율 조정을 적극 추진할 뜻인을 밝혔다.
업체들의 현금우선의 영업전략은 그동안 매출액규모에만 치중해온 백화점 영업전략이 수익률우선으로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이강봉·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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