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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질적성장 계기로
입력2000-07-10 00:00:00
수정
2000.07.10 00:00:00
코스닥, 질적성장 계기로주가 조작에 이어 공모가격 거품으로 코스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실 어느정도 알려졌던 사실이 표면화되었을 뿐,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었다. 대형 악재가 모두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수습과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과정을 연장선상에서 불확실성(UNCERTAINTY)으로 접근하기 보다 질적인 성장의 계기로 삼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사실 최근 불거진 주가조작과 주가관리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불공정을 전제로 한 주가조작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단순한 이유로 인하여 하락한 주가의 관리는 주주공익 차원에서 기업이 스스로 나서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조작으로 인하여 기업의 주가관리가 퇴색될 수 있음이 우려스럽다.
시장의 조정자로서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으려면, 무분별한 투신의 매도는 자제되어야 한다. 물론 이익실현 차원에서의 매매는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매매는 코스닥의 질적인 향상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코스닥이 주가조작의 몰매를 맞아, 투신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미 하루 거래량의 95%가 일반 투자자인 코스닥은 오히려 더더욱 보호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코스닥을 매도하는 것은 스스로의 의무를 져버리는 행위이다. 코스닥도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높다. 기업명으로 기업내용을 알 수 없는 코스닥이 거래소와 달리 어려워 보이는 것은 이해한다. 전자제품 만드는 기업이 전자라는 이미지를 풍기지 못하는 상호를 탓할 수는 없다. 코스닥의 성장 배경은 벤쳐이다. 결국 「닷컴」이나, 「테크놀러지」로 기술주의 성격이 표현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700개가 넘는 거래소를 분석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분류하기 어려운 코스닥을 분석하여 투자하라는 것이 한계일지는 모른다. 결국, 이는 코스닥의 문제이기 보다 준비되지 않은 어려움을 탓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최근 공모가격에 대한 논란은 코스닥의 화두이다. 네오위즈가 공모가격 이하로 하락함에 따라 불거진 공모가격 거품은 시장의 변수이다. 충분히 예견되었던 공모가격 거품론은 코스닥의 질적 성장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장 상황을 무시한 공모가격의 상승 추세는 점차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등록이후 거품 빠지기는 주간사를 스스로 어렵게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초고가의 공모가격으로 인한 피해가 투자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제 공모가격의 산정은 바뀌어야 한다.
기업이나 주가사 위주로 산정되기보다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가격이 필요하다. 초고가 공모가격으로 인한 투자자의 실망은 결국 코스닥을 망치는 이유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모비율이 높다는 것이 기업을 평가하는 잣대는 결코 아니다. 이미 기관배정이 45%까지 높아진 공모는 실질적으로 일반에게 35%만 배당되고 있다. 공모주의 일반 청약분을 점진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결국 줄어드는 율을 감안하지 않은 청약제도의 개선은 필요하다. 지금같은 청약제도가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시중의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권으로 유입되기를 희망하는 입장과 정반대의 현상이 충분히 예견될 수 있다.
지나친 봐주기로 높아진 공모가격의 거품은 수요예측에 의하여 부풀려지기도 한다. 최근 공모가격 이하로 떨어진 옥션의 희망공모가격은 20,000원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과정을 통해서 40,000원으로 부풀려진 것은 최대의 비극이었다. 팔 기회만을 노렸지, 실질적으로 가치의 적정 평가를 유지하는 데는 사실상 실패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예측하기 어려운 파생산업을 근거로 공모가를 고집하기 보다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모두가 주력해야 한다.
공모비율이 높은 것을 공모기업에 대한 평가로 인식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파생산업의 보고인 코스닥의, 올바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올만한 악재가 모두 노출된 코스닥은 이제 성장을 위한 질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주가조작에 대한 수사가 주가관리를 위한 기업의 의지를 퇴색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조만간 팔리게 될 주식형 사모펀드의 위력이 또다시 코스닥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할 코스닥이 주가조작과 공모가격 거품론으로 인하여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몰매맞는 코스닥이 이제는, 정상적인 기업의 주가관리와 부적격자가 물러난 자리를 거품빠진 공모주가 채워줌으로써 점진적인 회복세의 희망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수석연구위원 정윤제
입력시간 2000/07/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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