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GCF)이 인천 경제에 긍정적인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낼 것입니다."
지난달 GCF 이사회의 초대 수장으로 선출된 헬라 체크로흐(사진) 사무총장은 2일 중앙언론 중 서울경제신문과 최초로 가진 인터뷰에서 GCF의 덩치가 확대될수록 본부가 위치한 인천 경제에 미치는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과 GCF가 경제 측면에서 상호 공생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체크로흐 총장과의 인터뷰는 e메일을 주고받으며 진행됐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유치하는 데 성공한 GCF는 기후변화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WB)으로 통한다. 기금 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로 확대될 계획이며 향후 송도사무국에 상주하는 직원만 해도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크로흐 총장은 "한국은 모든 개발도상국에 강한 영감을 주는 원천"이라면서 "한국과 한국인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초대 사무총장이 선출됐지만 GCF의 앞길은 아직 험난하다. 매년 1,000억달러를 조성하겠다는 틀은 잡혀 있으나 구체적 방법론은 여전히 미정이다. GCF에 참여하는 선진국들이 이 자금을 모두 출연할지, 아니면 개도국으로 분류돼 있지만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공여자 역할을 하는 한국과 중국도 일부 자금 부담을 떠안을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해 체크로흐 사무총장은 이사회 멤버들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재원 배분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이사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GCF를 정상가동하고 기후환경 분야에서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GCF가 자리를 잡으면 경제적 외부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체크로흐 총장은 내다봤다. 이는 우리 정부가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GCF 기금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 우리 민간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기금 사업 참여가 좀 더 활발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소비를 확대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제금융기구를 유치해 운영했다는 경험은 우리 경제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도국인 우리나라에 대형 국제기구인 GCF가 들어선 것에 체크로흐 사무총장은 특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나 역시 한국과 같은 개도국인 튀니지에서 태어났다"면서 "개도국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중책을 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력한 일천한 그가 초대 사무총장에 선출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튀니지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수학한 뒤 씨티은행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서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영어는 물론 아랍어와 불어에 모두 능통하다고 한다.
한편 미국의 출구전략 개시 선언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GCF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GCF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들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전세계는 GCF가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령 금융시장에 또 한번 위기가 찾아 오더라도 기후환경 분야의 중요성이 퇴색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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