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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주가에 투자자 애간장
입력1999-07-26 00:00:00
수정
1999.07.26 00:00:00
정두환 기자
26일은 국민들의 온 신경이 증시에 집중된 날이었다.주식투자자는 보유주식의 시세에 따라 웃고 울었고 주식투자를 하지않은 사람들도 증시움직임이 경제전반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K건설회사의 김모과장은 이날 하루를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하는 기분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종일 전화통에 매달려 안절부절하며 보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주가에 속을 졸이며 애간장을 태운 것. 억지로 일에 매달려 봤지만 마음은 아침일찍부터 주식에 가있는 탓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증시는 개장내내 '폭락-회복-하락-회복-다시 폭락' 패턴으로 변덕스런 장마철 날씨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김과장과 같이 마음을 졸이며 하루를 보냈다.
특히 1.000포인트 근처레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요동치는 시황 그래프에 속만 태웠다.
'이달초 3,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는 박모씨는 '어떻게 해야 옳은지 판단이 잘 안선다'며 '이왕 드러왔으니 그냥 눈감고 기다려 볼 수 밖에 없지않느냐'는 반응이다.
주부 임은혜(36.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연말에는 1,200포인트가 넘을거란 증권사들의 전망에 퇴직금을 주식에 넣었다'며 '주말에도 거의 밤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만기가 돼 탄 적금을 주식에 투자한 한모(31)씨는 지난 주말 휴가 여행을 뒤로 미룬채 집에서 쉬었다. 주식생각을 하니 영 휴가갈 기분이 아니어서다. 그는 '주식 때문에 주말 내내 집안 분위기가 무거웠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회사원 권모(35)씨는 800포인트대에 처음 투자를 했는데 번돈을 다까먹었다며 '지난단 집사람이 신용거래로 주식투자를 해보자고 했는데 만류한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려는 개인투자자들도 많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돋에 사는 한효웅(58)씨는 '경제공부도 할겸 1,300만원 정도를 주식에 투자해 봤지만 할게 못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두번다시 주시투자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했어도 지난 금요일의 대폭락 때보다는 불안감이 상당히 누그러졌다는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D증권 명동지점 관계자는 '불안한 목소리의 투자자 전화가 많이 걸려왔지만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 조만간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직원들의 말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며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금이 매수 적기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널뛰는 주가에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은 비단 주식투자자들 뿐만은 아니었다.
자칫 주가가 폭락할 경우 회복세를 타고 있는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틈만 나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앞으로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얘기로 어수선했다.
무역업체에 근무하는 임곤택(32)씨는 '주식시장이 급락할 경우 경제가 흔들릴 우려가 크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혼란스러운 사태가 나지 않도록 국민모두가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강남지점 관계자는 '객장을 찾아와 앞으로 시세가 어떨지 묻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는 하면서도 걱정은 가시지 않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따.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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