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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전투적노조 제물로”
입력2003-08-12 00:00:00
수정
2003.08.12 00:00:00
최윤석 기자
“한국 경제는 세계 무대로 부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전투적(militant) 노조의 제물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지역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12일자 컬럼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페섹은 컬럼에서 은행, 철도, 그리고 화물운송 노조의 파업에 이어 최근 현대자동차가 노조 파업으로 임금을 8.6%나 인상하는 등 한국 경제가 노조의 활동으로 고비용ㆍ저효율 구조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이러한 노조의 조직적 활동은 노무현 대통령의 투자자 이탈 방지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한국 강경 노조들은 그들의 투쟁성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인력을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페섹은 특히 지금과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많은 투자가들은 한국을 비타협적인 노동자와 과다 고용 등이 주주들의 가치보다 우선하는 `노동국가`로 치부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것은 결국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 시장을 떠나게 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페섹은 노 대통령이 투자가들에게 한국 경제가 앞으로 노조의 인질이 되지않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신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노 대통령의 경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것과 관련, 페섹은 노동법을 국제 수준으로 개정해 기업 경영진들에게 충원 및 보수 문제에 대한 보다 많은 발언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섹은 지금 한국 경제가 교차로에 서 있다며 한쪽 길은 노조문제와 관련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결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투자가 느는 것이고, 다른 쪽 길은 수천명의 노동자만을 배부르게 함으로써 수천만명을 책임지는 국가 경제가 침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페섹은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이 지난 6월 한국 방문시 전투적 노조를 갖고서는 외국 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고, 도널드 존 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역시 노동 문제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도전 중 하나라고 지난 달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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