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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내 힘으로 하는 혼수

다음은 내년에 결혼을 계획중인 이혜승(29)씨가 혼수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글이다. 지난 2003년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 및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공무원임용시험을 준비중인 이씨는 같은 학교 동문인 남자 친구와 내년중 결혼할 계획이다. 이씨와 이씨의 남자 친구는 모두 풍족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자신들이 마련한 자금의 한도 안에서 혼수를 장만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예비 신부인 이혜승씨가 혼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글이다. 이씨는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아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편집자註 나는 혼수 준비를 하는데 굳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업 없이 결혼할 것도 아니고, 적은 액수가 되겠지만 돈을 어느 정도 모은 후에 결혼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결혼 예정인 커플이 둘 다 직업이 있다면 모아 놓은 돈과 대출자금으로 결혼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집을 가지고 결혼하겠다는 욕심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전세자금과 결혼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 우리 둘이 모은 돈과 대출금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우리 커플은 둘 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어서, 대출을 받아서 결혼을 준비할 생각이다. 물론 결혼 후 대출금을 갚느라 생활비가 넉넉지는 않겠지만,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어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결혼준비 자금 조차도 부모님한테 의존하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결혼 후의 경제적 독립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생각해 보라. 혼수 품목 중에는 솔직히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 많지 않은가. 당사자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 등의 물건은 고사하고, 양가에 예의상 해드려야 하는 혼수에 들이는 비용만 줄여도 돈은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대략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졸업한 대학교는 동문 커플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회관을 빌려준다. 물론 피로연은 따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혼수도 최대한 절약할 생각이다. 침대 대신 이불을, 전자렌지는 없어도 되고, 식탁 대신 밥상을 마련할 생각이다. 우리 커플은 남들 처럼 혼수에 대해 욕심 없기 때문에, 이렇게 준비한다 해도 남들 보기가 민망한 거 빼고는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신혼여행 만큼은 인생에서 한번뿐이라 욕심을 내고는 싶지만, 이것도 저렴한 상품을 골라서 갈 생각이다. 아마도 거처할 곳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장 클 것이다. 요즘 전세 값이 비싸서 걱정이긴 하지만, 변두리에 마련해서 비용을 줄여야지 별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양가 부모님들이 우리의 이런 계획에 선뜻 동의를 해주실지 여부다. 양가 부모님들이 자식을 결혼시키면서 좋은 예단을 받는 대신 우리 둘의 능력으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응원해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하지만 어른들 생각은 또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게 걱정이다. 얼마 전에 언론에 보도됐던 시골로 간 젊은 부부는 각자 자취하던 살림을 합치고, 결혼식은 화랑을 빌려서 둘이 살아온 역사와 결혼 후의 각오 등을 전시해 놓고 결혼식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준비과정에서 부모님과의 갈등이 힘들어 엉엉 울었다는 걸 보면, 당사자 둘이 아무리 검소한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도 마음대로 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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