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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고싶지 않은」 서울(사설)
입력1997-01-23 00:00:00
수정
1997.01.23 00:00:00
우리나라는 5천년 역사의 문화유산, 친절하고 싹싹한 동방예의지국, 산천경개가 수려한 금수강산, 맑고 높은 푸른 하늘 등등 볼 만한 자연과 전통, 그리고 넉넉한 인심이 자랑거리였고 매력이었다.그러나 그것들은 이제 전설처럼 헌책 속에 갇혀버린 지 오래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도시 서울은 살고 싶은 매력은 커녕 외국인들조차 다시 찾아오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되었다.
외국인들의 눈에 서울은 하루종일 교통체증 속에서 택시잡기도 어렵고, 공기가 나쁜데다가 불친절하기 짝이 없고, 별로 구경할 것도 쇼핑할 만한 것도 없는데 물가는 터무니없이 비싼 도시로 비치고 있다.
이는 세계적 여행전문 잡지 「비즈니스트래블러」가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세계 46개 도시의 96년 여행여건을 비교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서울은 종합평가 39위를 차지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해마다 서울의 여행환경이 나빠져 순위가 뒤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4년 31위이던 것이 95년 35위로 처졌고 지난해에는 끝에서 7위로 밀렸다.
부분평가에서 한 대목도 30위를 넘은 것이 없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이 「밤에 즐길 만한 유흥거리」였으나 그것조차도 31위에 머물렀다. 결국 서울은 다카르, 광저우, 봄베이, 카라치, 호치민, 상하이, 베이징, 모스크바와 함께 「10대 최악 도시」에 끼였다.
우리나라 사람들마저도 수긍이 가는데 돈 쓰러 오는 외국인의 느낌이 그렇지 않을 리 없다. 그러고도 관광한국이니 해서 외국사람들에게 오라고 손짓한들 그들이 찾아올리 없을 것이다.
이같은 서울의 여행여건만 봐도 여행수지 적자가 날로 늘어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95년 여행수지적자가 11억9천만달러이던 것이 지난해엔 26억2천만달러로 2.2배나 급증했다. 공교롭게도 서울 평점과 반비례했는데 이는 우리 경제에서 가장 큰 두통거리인 경상수지적자 확대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경상수지 적자를 개선하자면 수출증대, 수입억제가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여행수지 개선도 중요한 해법 중 하나가 된다.
방법은 자명하다. 밖으로 나가는 사람을 줄이고 들어오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다. 외국인이 많이 와서 많이 쓰게 만들려면 서울과 한국의 매력을 되살려 다시 오고싶은 나라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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