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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Y2K문제와 기업의 법적 책임
입력1999-03-08 00:00:00
수정
1999.03.08 00:00:00
表仁洙(법무법인 태평양 국제변호사)최근 신문지상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용어중의 하나가 밀레니엄버그로 불리는 Y2K문제다. 일반인에게는 2000년도가 되면 컴퓨터의 날짜인식 착오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정도이나 기업들에게는 상상치 못할 엄청난 법적 책임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공항 관제탑에서 잘못 인식된 Y2K문제는 비행기 이착륙 통제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해 대규모 항공기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군수장비의 통제를 맡고 있는 제어컴퓨터의 오작동은 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수술기계를 통제하는 컴퓨터시스템이 잘못 작동할 경우 심각한 의료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금융서비스에 오류가 발행하면 고객들에게 재산적 손해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돌발적으로 터질 경우 손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누가 또한 어느 정도 부담하여야 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일수밖에 없다.
Y2K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발생한 후의 사후적인 대응보다는 사전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만약 그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법적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Y2K와 관련이 있는 부분을 일일이 찾아 점검하고 필요한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교체 등을 통해 Y2K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아울러 Y2K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기존의 계약서들을 검토하고 이에 따른 보완책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기존 계약서중 Y2K문제와 관련하여 기업이 법적책임을 부담해야 할 명시적인 의무조항이나 하자보장조항(WARRANTY)뿐아니라 계약의 일반보증내용이나 묵시적 보장조항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와 관련된 계약을 할때 Y2K문제에 대한 정의를 우선 명확히 함으로써 계약당사자간의 Y2K문제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책임소재의 명시와 책임범위의 확정 등 기업의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호장치를 갖춰야한다. Y2K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실무부서와 협의, 해당 계약조항을 작성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Y2K로 인한 법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공시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잘못 공시를 하게 되면 법적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지만 명확한 정의와 성실한 공시는 Y2K문제가 가지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방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이 Y2K문제에 대해 해결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비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대응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공시하는 것은 해당 기업에 대한 고객이나 주주의 신뢰를 제고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예방책으로서는 보험가입을 통해 장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손해에 대비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도입된 Y2K 인증제도를 활용하여 상당부분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상품이나 용역을 제공할때 고객의 주의조항을 삽입하는 고지의무를 다함으로써 기업의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Y2K문제는 예측하지 못한 폭발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걱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해 미국의 경우는 이미 기업과 정부간의 협력을 통한 해결에 치밀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있다. Y2K로 인한 기업의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 입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문제해결에 소극적인 국가들을 제시, 해당국가와 관련된 거래에 주의를 환기시키고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법적 책임의 발생가능성과 그 범위에 관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도 Y2K문제로 인해 기업이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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