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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논현동에 있는 벤처기업 '쿠스타(Qoostar)' 사무실. 회의실 한 켠에서 앳된 얼굴의 개발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놓고 한창 토론 중이다.
SNS를 운영하기 위한 개인정보 수집정책, 서버 운영 방안 등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기만 하다. 이들은 평균나이 16.8세의 개발팀 '조이플(JOYFL)'이다. 조이플은 지난해 12월 벤처기업인 쿠스타의 지분 30%를 받고 이 회사 개발팀이 됐다.
조이플이 결성된 계기는 지난 2010년 팀 리더를 맡고 있는 전수열군이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로 전학을 오면서부터. 이곳에서 서버 개발자인 진재규군을 만난 전군은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학내 동아리인 조이플을 만들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팀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학업과 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학교에서 진행된 김현진 레인디 대표의 강연을 듣고 조이플은 용기를 얻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개발과 창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심한 것. 전군과 진군은 학업을 중단하고 검정고시를 치기로 맘을 굳혔다.
진군은 "학교에서 얻는 것도 많았지만 외부생활을 하면서 꿈을 이루고 싶었다"며 "부모님의 반대도 많았지만 비전을 말씀드리며 거의 6개월을 설득하자 결국 허락하셨다"고 전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에 갓 입학한 웹디자이너 길형진군과 연세대 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웹개발자 설진석군이 합류하면서 조이플은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길군은 지난해 진군과 함께 '소프트웨어(SW) 마에스트로 과정'에 함께 선발돼 인연을 맺었다.
길군은 "학부 과정이 이론적인 게 많아 실무적인 내용을 배울 기회가 없어서 SW 마에스트로 과정에 지원했다"며 "서비스도 만들고 싶고 창업도 하고 싶던 차에 조이플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이플이 준비 중인 서비스는 여행 SNS '아임 트래블링(I'm traveling)'. 여행 중 사진을 찍어 올리면 경로와 시간에 따라 정리되고 여행 중 얻은 정보를 사용자들끼리 공유할 수 있다. 또 여행을 함께할 트래블메이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아이폰,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계(OS)에 맞춰 사용자환경(UI)만 개발하고 내용은 웹에서 띄우는 방식을 택해 어떤 플랫폼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아임 트래블링은 이달 말께 개발이 대략 완료돼 상반기 중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군은 "여행자 수를 고려했을 때 해외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판단, 영어 버전을 먼저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이플은 벤처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직접 창업에 나설 생각이다. 전군은 "20대에 창업하는 사람이 대박을 터뜨리는 이유가 30~40대처럼 많은 것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아직 우리 나이는 사회적으로 책임질 것도 적고 무모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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