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는 31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전체 매출의 30%로 돼 있는 모바일 게임 수수료를 인하할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구글 외에도 애플은 앱 장터를 통해 판매되는 콘텐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일률적으로 징수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수수료 역시 30%다. 네이버가 4월부터 밴드를 통해 선보일 밴드 게임 수수료를 20%로 인하할 계획이지만 게임 업체에서는 여전히 20~30%대 수수료가 매우 높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게임 수수료 체계는 모바일 게임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콘텐츠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앱 장터를 통해 판매하는 콘텐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징수한다. 여기에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이용하면 카카오는 추가로 나머지 매출 70%의 30%인 21%를 수수료로 매긴다. 최종적으로 게임을 개발한 게임업체는 최초 매출의 절반이 안 되는 49%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1,000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면 490원만 챙길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다수 신생 게임업체에는 이마저도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중소 개발사는 마케팅과 서비스 유지보수를 위해 대형 게임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어 다시 최종 매출의 절반 내외를 유통비 명목으로 내줘야 한다. 결국 이들 업체가 최종적으로 가져가는 몫은 25%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매출이 1,000원이면 게임 개발사의 최종 몫을 200원 안팎인 셈이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2중·3중으로 가중되는 상황에서 20~30%씩 수수료를 제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모바일 게임 수수료에 대한 구체적인 원칙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수수료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고 카카오 역시 "수수료율 30%는 예전부터 책정한 것"이라는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다른 산업군에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새롭게 등장한 시장이다보니 다른 사례를 참고하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단순한 기업의 비용 차이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결국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비춰보면 협상력의 차이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1·2차 유통 단계에서 구글과 카카오톡 등이 독점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 수수료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저변을 넓힐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게임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저해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톡에 게임을 출시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더라도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수수료가 낮아지면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투자 여력이 늘어나 개별 업체의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지고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박종국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을 독점하는 입장에서는 수수료 결정에 막강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 여러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서로 경쟁하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수수료를 규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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