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세로 바뀌면서 금융 당국이 최소 5곳 이상의 보험사에 자본확충을 요구하기로 했다. RBC가 낮은 보험회사는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났을 때 보험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줄 여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2013년 12월 말 보험회사 RBC비율은 278.4%로 전 분기(285.5%)보다 7.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꾸준히 오르던 RBC비율이 9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생명보험사에 비해 손해보험사의 하락폭이 컸다. 손보사 RBC는 261.1%로 전 분기(271.2%)보다 10.1%포인트 내려갔다. 생보사 RBC는 286.2%로 전 분기(291.8%)보다 5.6%포인트 줄었다. 보험업법은 보험회사의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감독 당국은 이보다 높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생보사 중에서는 현대라이프가 150.7%로 전 분기보다 20.2%포인트나 하락해 가장 낮았다. 그 밖에 KDB생명(171.7%), 우리아비바생명(179.0%)등도 손보사 평균 RBC비율의 절반가량에 머물렀다. 농협생명의 RBC 비율은 262.1%로 지난해 9월 말보다 66.9%포인트나 줄어들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손보사 중에는 현대하이카가 147.3%로 전 분기대비 29.9%포인트 준 것을 비롯해 흥국화재(164.2%), 롯데손해(168.7%), 한화손해(168.8%)의 RBC가 평균에 크게 미달했다. 현대라이프와 농협생명 등은 지난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증자를 했지만 또다시 RBC비율이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RBC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비율 자체가 낮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본확충을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RBC가 떨어진 원인은 보험사가 투자한 채권에 발생한 손실 때문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3.05%에서 12월 말 3.23%로 올랐다. 금리가 오르고 채권가격이 내려가면서 보험사는 1조8,872억원의 가용자본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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