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技不一年과 원자력

최근 세계의 기상환경이 극심하게 변하고 있다. 태풍과 홍수의 규모도 예전과 다르게 광폭하게 크고 사계절의 뚜렷함도 약해져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가 어렸을 때 선생님들의 강요에 밀려 아름답게 암송하던 삼한사온의 겨울 합의서는 이미 사라져버렸고 가을의 문턱을 난폭한 겨울이 밟고 서서 혹독한 떨림을 선사하다가 봄처럼 눈을 녹이고 여름에게 계절을 금방 넘기곤 한다. 올 여름에도 무척 비가 많이 왔고 반갑지 않은 태풍들이 내륙을 자기 안방처럼 방문하고 사라졌다. 비와 바람에 홍수가 났고 둑이 무너지면서 한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됐다. 많은 수재민들은 하루에 열두번도 더 하늘을 쳐다보면서 가슴만 태우고 있다. 많은 방송매체들은 실시간으로 태풍이 지나가는 흔적들을 보여주고 인공위성 사진들은 고요한 태풍의 눈부터 시작해서 너울거리는 소매까지 모두 보여주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태풍을 감시하기에는 충분한 기술을 이미 완성해놓고 있다. 그러나 태풍으로부터 피해를 막아내는 인간의 기술들은 아직 답보상태에 있다. 이번에도 태풍 때문에 예전에 건설했던 댐이나 둑이 무너져 인근지역의 모든 집들이 침수됐다. 아주 오랜 옛날에 건설된 둑은 1년 강우량의 3분의2가 하루에 내리는 호우를 막기에는 공학적인 설계부터 부실하게 계획됐다. 이런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함으로써 발생된다고 한다. 따라서 국제연합(UN)은 이미 배출돼버린 온실가스를 감소시키는 노력과 병행, 새롭게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를 줄이위해서 리우회의에서부터 일본의 교토회의 그리고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회의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의 생활환경은 편안해지는 동시에 이렇듯 여러 환경문제가 반대 급부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미래학자들은 창조적인 인류의 속성상 환경보호를 위해서 과학기술개발을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과학기술개발의 혁신속도를 가속화시켜 인류가 친환경적인 과학기술을 빨리 획득하도록 하는 것이 인류사에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 과학사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미래기술ㆍ생명공학기술ㆍ신재료기술ㆍ정보통신기술 등이 이러한 기술들이 될 것이다. 원자력기술은 이러한 첨단기술과 생산적인 기술관리기법들이 통합돼 있는 종합기술이다.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원자력시설을 건설할 때에는 이번 우리가 경험했던 태풍ㆍ해일ㆍ홍수 등에도 완벽하게 견딜 수 있도록 안전한 설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설계의 원칙들은 기술기준이나 표준으로 제정해서 국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댐이나 하천의 둑이나 항구의 방파제와 같이 자연재해에 노출돼 있는 구조물들을 새로 건설할 때에는 이제까지 안전하게 건설돼 운전되고 있는 원자력기술기준이나 표준양식을 적용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기술은 영원한 것은 아니다. 항상 새로운 기술이 혁신적으로 개발돼 옛 기술들을 도태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의 변화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한 기술이 일년을 넘기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에게 밀려난다고 한다. 요즘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사실을 실감할 수 있고 이 현상을 반도체의 무어의 법칙에서 설명하고 있다. 권력은 아직도 십년을 갈수 있는데(權不十年) 기술은 1년을 넘지 못한다(技不一年). 따라서 원자력은 이러한 기술의 변화를 수용해서 매년 원자력기술의 기준과 표준을 수정하고 수정된 기술의 기준과 표준을 적절하게 예전에 건설한 구조물 등에 소급해서 적용함으로써 안전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원자력 기술기준과 표준의 진화형태도 사회간접자본으로 건설되는 모든 구조물들의 안전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는 내년에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때문에 발생되는 재해는 첨단과학 기술로 안전도를 높여 방지할 수밖에 없다. 원자력계는 매년 안전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 안전의 날 행사를 치른다. 6일은 바로 이날이고 이 일은 매우 의미가 큰 일이지만 아직까지 크게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신재인(한국원자력학회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