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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日편의점들 경쟁 격화
입력2001-05-24 00:00:00
수정
2001.05.24 00:00:00
20세기 일본인들의 생활패턴을 바꿀 정도로 급속 확산된 '콘비니'(편의점)의 성장세가 벽에 부딪치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점포 확장 중심의 팽창 경영에서 개별 점포의 질적 향상으로 경영 방침을 선회하면서 편의점의 서비스 확대와 함께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점포의 매출액이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두자리 수로 급증하던 영업이익률이 크게 낮아지는 등 편의점의 고속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해 온 편의점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무분별한 확장과 외식업계나 대형 할인슈퍼 등과의 치열한 경쟁 때문. 현재 일본내 편의점 점포 수는 총 3만7,000개로, 같은 건물 안에 두 개 점포가 들어서는 등 지금까지의 확장 노력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디플레이션과 함께 고객의 발길은 대형 할인슈퍼나 가격 인하공세를 펼치는 외식업체들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 편의점들은 경영의 발목을 잡는 적자점포를 대폭 정리하는 한편, 한 단계 높은 편의를 제공해 고객의 발길을 돌려놓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일본의 6대 편의점이 정리한 점포 수는 총 1,005점. 점포 축소는 올해에도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각 편의점은 고객 유치전에서의 차별화를 위해 생활에 필요한 온갖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실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대다수 편의점에서 각종 공과금, 보험료 납부나 복사, 팩스 서비스는 기본. 공연과 기차ㆍ비행기표 예약도 편의점에서 끝낼 수 있다. 편의점과 금융기관간 제휴도 날로 확대되고 있어 내년까지는 편의점 점포에 총 1만2,000대의 ATM기가 설치될 전망이다. 전국의 편의점 3곳 중 한 군데에서는 휴일이나 밤중에도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업체에 따라서는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통한 음악파일 다운로드나 각종 제품의 주문배달서비스, 주민증(주민등록증) 발부, 명함 인쇄, 드라이크리닝, 이삿짐 운반 및 보관 서비스까지 대행하기도 한다. 업계 2위인 로손은 처음으로 전 7,600개 점포에서 공공시설 사용 예약이나 도서관 자료 검색 등 행정서비스를 대행할 방침이다.
서비스 폭이 넓어지면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문제는 고객 수가 얼마나 수익 증대로 연결될 지다. 일본 프랜차이즈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14개 편의점 고객 수는 전년동기비 2.5% 늘어난 반면, 고객 1인당 매출은 2.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찾아오는 손님은 많지만 막상 지갑은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날로 악화되는 경영 환경에 일부에선 지점을 대형 편의점에 넘기고 문을 닫거나 다른 업체와 물류방식을 통합하는 등 통폐합 움직임도 일기 시작했다. 제2의 생활혁명을 꿈꾸는 편의점의 생존 경쟁은 앞으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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